[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한국화재보험협회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보험을 십수 년 이상 조립보험으로 독점 인수한 것을 놓고 군사 보안을 이유로 군 당국과 과거부터 이어진 관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보협회 이사장은 과거 군 장성들이 도맡았다. 화보협회가 과거 재무부와 내무부 주도로 만들어진 탓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화보협회 설립 근거인 화재로 인한 재해 보상과 보험 가입에 관한 법률(1973년 2월 6일 제정)은 감독을 내무부 장관과 재무부 장관이 하도록 했다.
초대 이사장은 민간인 출신인 이호상(임기 1973~1974) 씨가 맡았지만, 1970년 말부터 1990년 초까지 군 장성이 이사장을 꿰찼다. 4대 이사장(1979년 취임)인 조흥만 씨는 육군 준장 출신이고 5대 이사장인 이대용 씨도 육군 준장 출신이었다.
6대 이사장 이상규 씨 역시 군인 출신으로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인물이다. 이 외에도 7대 이사장 박구일(1990년, 해병 중장) 씨와 8대 이사장 김형진(1992년, 해군 중장) 씨도 모두 군인 출신이다.
일각에선 당시 군 장성 출신 이사장들의 힘이 KAI의 항공보험 계약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고 추정한다. 화보협회가 KAI의 계약을 언제부터 독점했는지 확인되진 않지만, KAI가 항공보험을 다른 기관에 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손보협회는 '해상 및 보세 보험 공동 인수 협정' 제1조(공동 인수의 범위)에 의해 방위산업 관련 '항공보험' 계약을 인수할 수 있음에도, 단 한 번도 KAI의 항공 계약은 따내지 못했다.
손보협회는 화보협회와 달리 협정서에 항공보험 인수가 확실하게 명문화됐다. 화보협회가 조립보험에 시험비행 특약을 붙여 우회해 항공보험을 인수하는 것과 다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군 장성들이 화보협회 이사장을 꿰찼다"며 "군 당국과 밀접한 관계인 KAI의 항공보험 계약을 독점할 수 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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