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며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가 부상한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이 SiC 반도체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iC 반도체 주도권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 형국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iC를 탑재한 전력반도체 시장이 올해 22억7천500만 달러(약 3조원)로 전년보다 41.4%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3년간 성장률도 평균 3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와 전자제품, 5G 통신망 등에서 전류 방향과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데 필수로 쓰는 반도체다. 탄화규소 기반의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규소(Si) 전력반도체보다 전압 10배와 수백도 고열을 견딜 수 있다. 두께도 10분의 1 수준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이같은 장점으로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SiC 전력반도체 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에너지 효율을 약 7% 개선해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테슬라는 전체 전기차에서 3분의 1에 SiC 전력반도체를 도입했다.
차량용 반도체 1위 인피니언은 SiC 반도체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쿨림에 20억 유로(한화 약 2조9천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내년부터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최재홍 인피니언코리아 부사장은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iC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려고 공장을 새로 짓고 있는데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10배 늘어날 것"이라며 "인피니언은 기존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시장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칩도 SiC 반도체 생산을 위해 미국 콜로라도 공장 증설에 8억8천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6만 평에 달하는 공장에서 전기차용 SiC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SiC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전력반도체 업체인 온세미는 2025년까지 부천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한다.
온세미는 부천에서 SiC 전력반도체를 연구개발하고 바로 생산이 가능한 제조시설을 설립해 5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SK는 지난해 5월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사인 SK파워텍(구 예스파워테크닉스) 1천200억원에 인수했다. SK파워텍은 기존 포항 공장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지난달부터 신규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SiC 전력반도체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며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까지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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