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 1주년을 맞는 10일 경남 양산 평산책방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다. 이 대표가 돈봉투 의혹 등으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그가 정치적 활로를 도모하기 위해 양산을 찾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저녁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국민보고회를 시작으로 영남 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10일 대구 지역 일정과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만남을 소화한 후 평산책방으로 향한다. 당대표 취임 후 세 번째, 지난 1월 초에 이어 넉 달 만에 갖는 '文안인사'다.
일각에서는 그간 이 대표의 양산 방문 시점이 자신의 정치적 위기와 맞물려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직전 1월 초 방문은 신년 인사가 명분이었지만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가 검찰 소환을 앞두던 민감한 시기기도 했다. 이번 평산책방 방문 역시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의혹' 등 당내 위기 상황이 연속되는 가운데 성사됐다.
전문가들도 이 대표의 양산 방문이 내부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돈봉투 의혹과 비명계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 이후 이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겪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정통성도 확보하고 비명(비이재명)계 일부의 불만도 약화시키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연이은 악재로 당내가 어수선하고 내부 불만이 강해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점에 이 대표가 민주당의 상징인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모습을 보이면 자신을 둘러싼 당내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도 잇따른 당내 위기를 우려하고 계신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 대표와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를 주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평산책방 방문에는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함께한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개소한 평산책방은 현재 '사익 추구' 논란에 휩싸여 있다. 당초 문 전 대통령 측이 재단을 통한 공익사업이라고 홍보했으나 무급 자원봉사자 모집, 개인사업자번호 등록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평산책방은 논란이 계속되자 자원봉사자 모집을 중단하고 사업자번호도 재단 등록 후 교체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평산책방 의혹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강사빈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잊히고 싶다던 본인의 바람과는 달리 국민에게 심한 피로감을 주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은 불필요한 논란을 그만 만들고 자중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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