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vs 공정채용법'…여야 5월 '노동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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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회부·당론화'로 강행 의지…'건설노조 사망'에 대립 격화

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노란봉투법 관련 언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노란봉투법 관련 언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야가 5월 국회에서 노란봉투법과 공정채용법을 각각 내세워 고용·노동 분야 입법 대결을 예고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명성을 강화하려는 가운데, 연휴 이후 노동 정책을 둘러싼 극한 갈등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4월 말 부로 본회의 직회부 요건을 충족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법상 근로자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해 합법 파업의 범위를 넓히고,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법이다. 경영계 등은 해당 법안이 하청노동자의 원청 대상 파업을 허용하는 등 파업만능주의를 부추긴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넘은 노란봉투법은 본회의 전 단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돼 본회의 직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된 법안은 소관 상임위 재적 5분의 3 이상의 동의로 본회의에 회부할 수 있다. 반면 여당은 정부·경영계의 우려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은 5월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을 강행할 전망이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대통령실 앞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은 우리 시대 핵심적 자유인 결사의 자유를 보호하는 법"이라며 정부·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또한 "국회법은 법사위가 이유 없이 심사를 미루는 일을 막기 위한 조항을 갖고 있다. 이제 국회 환노위는 그 조항을 사용할 것"이라며 직회부 추진도 시사했다. 박광온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2일 이 원내대표를 만나 노란봉투법 처리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협조 의사를 내비쳤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임이자 위원장 및 위원들에게 임명장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임이자 위원장 및 위원들에게 임명장 수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당 산하 노동개혁특별위원회의 첫 회의를 열고 '공정채용법' 추진을 결정했다. 위원장을 맡은 임이자 의원은 "특위 위원들이 법안을 성안하면 당 의원총회를 통해 발표하고 당론으로 정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채용법은 채용 강요 등 불공정 채용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채용 갑질이나 깜깜이 채용 관행 등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부 노동조합의 고용세습 등 채용비리 행태를 겨냥한 입법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음날인 3일 당정협의를 통해 공정채용법에 이어 임금체불 근절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노조 비리 척결·투명성 강화 기조로 인해 노동자가 분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노동 관련 여야 갈등이 첨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4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지대장) 양회동씨의 빈소를 찾아 "국가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과 사과를 촉구했다. 양씨는 최근 검찰로부터 채용 강요 등의 혐의로 조사받던 중, 노동절인 지난 1일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분신한 후 끝내 사망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도 4일 건설노조 총파업대회를 찾아 "양회동 열사의 죽음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모든 노동개악과 함께 노동조합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현재 양씨의 사망에 대한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고용·노동 관련 이슈는 여야의 관점이 극명하게 갈리며 대중의 관심도도 높아 (총선을 대비해) 차별성과 외연 확장성을 모두 노릴 수 있다"며 "치열한 갈등이 예상되면서도 각자의 정책에 국민적 공감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 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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