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우리 센터는 전기자동차를 주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찾아서 운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기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소비자 신뢰도는 그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의 경우 조향 장치, 서스펜션, 도장, 누수, 공조 시스템 등 기계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차주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장 등 핵심 부품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라 이에 맞는 정비 체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관련 인프라가 미흡해 차주들의 불만이 이어져 왔다. 이른 시기에 보급된 전기차의 경우 노후화 및 교체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지난 4일 국내 '전기차의 메카'로 불리는 제주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기차진단기술센터에서 만난 홍영선 센터장은 "제주도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전기차가 빨리 많이 보급된 곳이라 모든 문제가 선행될 것"이라며 "센터에서 전기차에 대한 각종 검사와 진단·정비, 수명 예측 및 유지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센터에서 차대동력계(Chassis Dynamometer)를 활용한 전기차 주행 재현 실험을 살펴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4WD가 구동을 시작했고, 강풍기가 굉음을 내며 4개의 바퀴에 거센 인공 바람을 쐈다. 실제 주행 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함이다.
이어 모니터링 장비가 수집한 데이터가 아이오닉5 앞쪽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나타났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와 차의 현재 성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장비로 전기차의 고장 유형 분석과 고장 모사 테스트, 주행 거리별 노후화 테스트도 가능하다.
이를 비롯해 2020년 4월부터 현재까지 센터 내에 구축된 장비는 ▲배터리 모듈·팩 성능평가 시스템 ▲실주행 전기차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 ▲실험용 전기차 ▲내폭형 환경 체임버 ▲안전성 및 신뢰성 평가 장비 등 총 29종이다.
이렇게 구축된 장비를 활용해 센터는 전기차 및 주요 전장품(모터, 배터리, 전력변환장치 등)에 대한 생애주기 특성 및 고장 DB를 구축하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진단 및 'PHM 기술(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고장 예지 및 건전성 관리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실제 제주의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택시 100대의 실시간 주행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는 점은 센터의 자랑이다. 2테라바이트(TB) 분량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진단 기술 및 PHM 기술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는 전기차 실주행 데이터 모니터링 기술, 고장진단 분석기술, 리퍼비시(재단장) 제품 등 전·후방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홍 센터장은 "실제 주행하고 있는 전기차의 정보를 수집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모이면 센터의 통합유지보수 플랫폼을 통해 진단·분석 기술을 투입해 어떤 전기차가 오든지 전장품의 고장을 판단·예측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센터가 확보한 전기차 생애주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전기차 주요 부품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해 미래 자동차 산업구조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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