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 원내대표 체제가 2일 첫발을 뗐다. 통합과 소통을 강조하는 동시에 정부·여당에도 손을 내밀며 박홍근 체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한 대통령실 '러브콜'에는 선을 그으면서 내부 통합을 우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취임 일성으로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긍지를 회복하겠다"며 "민주당의 가치를 바탕으로 더 크게 확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최근 '돈봉투 의혹' 등 당내 위기 앞에 쇄신을 내세우면서도 내부 통합·외연 확장에도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의 내부 통합 의지는 전날(1일)과 이날 발표한 원내지도부 인선에서도 드러난다. 이낙연계가 원내지도부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친명(친이재명)·강경 성향의 민병덕 의원(초선, 경기 안양동안갑)과 유정주(초선, 비례대표)·황운하(초선, 대전 중구)을 각각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원내부대표직에 인선했다. 그는 민병덕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두고 "당대표실과 원내대표실이 시너지를 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서도 협치 의지를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합의하면 그 가운데서 신뢰가 생기고 그것이 더 큰 협상을 위한 토대가 될 거란 믿음이 있다"며 온건한 자세를 보였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박 원내대표의 메시지 하나하나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며 "민생을 챙기고 국익 챙기는 정치본연 모습으로 돌아가면 여야 협치에 조건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여야는 우선 원내수석부대표 간 논의를 통해 5월 국회 일정부터 확정하기로 합의했다.
박 원내대표의 대여(對與) 온건 기조에 대통령실도 전날부터 그를 향한 러브콜을 보내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박 원내대표를 예방해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을 제안했다.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여야 원내대표 간 3자 회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이 먼저'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회동 제안이 야당 내부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 통화에서 "박광온 원내대표의 통합 기조는 어디까지나 당 내부와 중도층을 향한 것이 우선"이라며 "(원내대표) 회동에 응하면 당내 분란의 소지도 있는데 (박 원내대표가) 순순히 가겠는가, 대통령실의 의도적인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이재명) 당 대표는 끝까지 안 만나면서 원내대표에게 오라고 하는 건 너무 품이 좁다"며 비판적으로 봤다.
박 원내대표는 내일(3일) 첫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자신이 공약한 '쇄신의총' 실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원내대표 첫 공약으로 민주당의 쇄신과 의원 간 소통을 위한 쇄신의총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쇄신의총에서는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출당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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