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단가는 소폭 증가한 반면, 석유·석탄·가스 등 3대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단가가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단가가 환율 상승분보다 낮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도 주효했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2년 무역수지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478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무역적자로, 수입단가의 높은 상승(20.0%)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석탄, 석유, 가스 등 3대 에너지의 수입단가가 2021년 대비 64.5% 상승하면서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785억 달러)이 지난해 우리 무역적자 규모(478억 달러)의 1.6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은 총 7천314억 달러로 전년대비 18.9%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총 6천836억 달러로 전년대비 6.1%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무역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2017년(952억 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수입액은 52.8%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19.2% 증가에 그친 것이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높은 수입단가 상승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대비 2022년 우리나라 수출입 단가와 수출입 물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 수입단가는 20.0% 오른 반면 수출단가는 7.3% 상승하는데 그쳤다. 수입물량(0.9% ↓)과 수출물량(1.1%)은 모두 소폭 변화해 수출·수입물량이 우리 무역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에너지가격 상승은 우리나라 수입단가 상승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3대 에너지(석탄·석유·가스)의 2022년 수입액은 2021년 대비 785억 달러 늘었는데, 수입물량은 3.2% 늘어난 반면 수입단가는 64.5%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785억 달러)은 우리나라 전체 수입 증가액(1천163억 달러)의 67.5%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경총 관계자는 "3대 에너지 수입 증가액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1.64배에 달했다"며 "지난해 우리 무역수지 적자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집적회로는 지난해 수출단가(0.9%)와 수출물량(2.3%)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지만, 수출단가가 환율 상승분(12.9%)보다 낮은 증가 폭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무역수지에 기여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5대 무역적자국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일본, 카타르, 독일 등이 포함됐다. 이 국가들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총 1천167억 달러로 2021년(908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28.5%(259억 달러) 늘었다. 특히 산유국인 대사우디아라비아 무역적자 규모는 2021년 210억 달러에서 2022년 368억 달러로 75.6%(158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 미국, 홍콩, 인도, 싱가포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5대 무역흑자국으로 꼽혔다. 이 국가들에 대한 흑자 규모(총 1천78억 달러)는 2021년(1천17억 달러 흑자)보다 6.0%(61억 달러) 늘어나는데 그쳤다. 5대 무역흑자국 중에서는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 대한 흑자가 늘고 홍콩에 대한 흑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해 우리 경제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역시 반도체 수출 부진, 높은 에너지 가격 등 영향으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며 "향후 우리 기업이 세계 경제를 선도할 '초크 포인트(Chokepoint, 전 세계 소수 국가나 기업만 가질 수 있는 핵심 소재나 기술 등을 의미)'를 발굴·선점해 향후 재편될 무역구조에서 한국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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