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을 찾아 '밥심' 공략에 나섰다. 쌀 농가가 많은 전라도에서 '천원 아침밥' 사업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조하며 텃밭 민심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호남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의 국내 복귀도 가시화되면서 민주당의 친(親)호남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날(6일)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참석을 시작으로 광주·전남 순회에 나선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전남대를 찾아 전남대 학생들과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현재 41개 대학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천원 아침밥' 사업의 전국 확대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남대가 가장 먼저 시작한 '천원 학식'(천원 아침밥)은 2017년부터 정부가 지원했고, 민주당이 올해 예산을 늘리자고 했으나 정부 반대로 동결됐다"며 "지원 대상을 늘리고 금액도 늘려 정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천원 아침밥이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사업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후 민주당 지도부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부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하 양곡관리법)의 재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전날 정부·여당의 쌀 농가 지원 대책 발표를 두고 "결국 우리 당의 쌀값정상화법(양곡관리법)을 일부 수용하는 모양인데, 그럼 왜 국회에서 논의할 때 가만 있었느냐"며 "민주당은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쌀값정상화법에 대한 재표결을 진행하겠다. 정부·여당도 실질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전남 나주에서 농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양곡관리법 재추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한일정상회담, 양곡관리법 관련 이슈로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49%(3월 4주차)에서 65%(4월 1주차)까지 상승했다. 또한 이날 발표된 4월 1주차 조사에서 양곡관리법 찬성 비율(전국)이 60%를 기록하며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재추진 여론이 탄력받는 모습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여당의 연이은 실책에 민주당의 역할을 기대하는 호남 민심도 커지는 것"이라며 "수도권과 함께 민주당의 양대 기반인 호남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 5일 실시된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계 무소속 임정엽 후보 대신 강성휘 진보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안심은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병훈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이날 현장 최고위에서 "민주당이 광주·전남을 주말농장 취급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당내 호남계의 맹주인 이낙연 전 대표의 국내 복귀 시간표가 빨라지면서 민주당의 호남 중시 기조가 탄력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초 미국 유학을 마치고 6월 귀국 예정이었던 이 전 대표는 빙부상을 치르기 위해 오는 8일 일시 귀국할 예정이다. 정치적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조문 갈 계획이다. 또한 이 전 대표 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최근 여의도 모처에서 이재명계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을 만나 당과 여권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돌아오면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관심도도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의 호남 공략을 위해서라도 이 전 대표는 꼭 필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재명 대표는 당직 개편을 통해 송갑석(광주 서구을)·한병도(전북 익산을)·김성주(전북 전주병) 의원 등 호남 출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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