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엔씨소프트가 '아키에이지 워'에 저작권 소송을 건 배경으로 선을 넘은 유사성이 꼽히고 있다. 앞서 출시된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 달리 '리니지 저스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사한 콘텐츠를 내세운 아키에이지 워를 좌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5일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민사)을 접수했다. 아키에이지 워가 장르적 유사성을 벗어나 엔씨소프트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6일 아키에이지 워에서 확인한 리니지2M의 저작권 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제시된 내용은 리니지2M 고유의 클래스 시스템과 주·부무기, 신탁, PvP, 제작, 아이템 강화 및 컬렉션, 타겟 스캐닝 등 사냥 편의 시스템, 게임 UI 등이다.
이날 엔씨소프트가 언급한 저작권 침해 사례는 비단 아키에이지 워 뿐 아니라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차용하는 기능이다. 가령 주변의 캐릭터들을 스캔해 보여주는 타겟 스캐닝 기능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 '히트2', '프라시아 전기' 등 이후 등장한 경쟁작들에 공통적으로 구현돼 있다. 수집한 아이템을 등록해 스탯 보너스를 얻는 컬렉션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아키에이지 워의 경우 출시 이후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그야말로 리니지2M의 또다른 스킨 버전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유사성을 지적받았다. 특히 UI 디자인이나 주요 지표 숫자, 캐릭터 외형 측면에서 리니지2M과 흡사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러한 유사성을 엔씨소프트가 문제삼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키에이지 워의 매출이 급등해 위기감을 느낀 엔씨소프트가 소송으로 제동을 걸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반면 리니지2M은 현재 매출 6위로 아키에이지 워에 밀려 있다.
다만 이러한 시각은 앞서 출시된 리니지 라이크인 오딘, 히트2 등은 리니지M마저 제치고 매출 1위를 달성했으나 엔씨소프트가 소송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출보다 선 넘은 유사성이 법정 분쟁을 택한 핵심 이유라는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아키에이지 워에 대해 서비스 중단 가처분 신청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쓰지 않은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앞서 저작권 소송을 건 웹젠의 'R2M' 사례처럼 이번 아키에이지 워 소송 역시 서비스 중단 가처분까지 진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저작권 소송시 서비스 중지 가처분까지 같이 진행한다는 걸 감안하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나오는 대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만약 엔씨소프트가 제대로 공격할 심산이었으면 서비스 중지 가처분을 비롯해 아키에이지 워를 오픈마켓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며 "주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카카오게임즈·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 위한 의도가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법적 대응은 엔씨소프트의 IP 보호뿐 아니라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게임 콘텐츠 저작권 기준의 명확한 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본 사안에 대한 두 회사의 책임 있는 자세와 입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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