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져 쉽지 않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회 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소재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찾아 나눔 키오스크 기부, 불우이웃 봉사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직원 9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나눔 키오스크는 삼성전자 사내 식당과 건물 로비, 산책로 등에 설치돼 임직원의 손쉬운 기부를 돕는 기기로, 화면에 소개된 사연 등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은 임직원이 자신의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대면 한 번에 1천원씩 기부하는 식이다.
이 회장은 "스마트시티의 기부왕, 봉사왕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참석자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저도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며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른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라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구체적인 기부 대상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일일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우리 회사 기부왕 행복하세요'라고 적은 손글씨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동행' 비전과도 맞물려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전부터 줄곧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앞서 지난 2019년 회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선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다"고 강조했다.
또 취임 후에도 이 회장은 '동행 비전' 아래 그룹 차원으로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지원,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사회에 이바지하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영역을 넓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동행' 철학은 삼성의 경영에 잘 녹아있다. 삼성전자는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취업 기회 확대(SSAFY)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외부로 확대해 청년 창업 지원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등의 CSR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회장은 취임 일성을 통해서도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며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참석자들과 취미에 관한 얘기를 하며 특별한 선물도 약속했다. 또 자신의 취미가 '등산'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주요 임원이 구속되자 "예의가 아니다"며 골프를 끊고 취미를 등산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평소 등산을 즐기는데 등산 후에 먹는 컵라면이 참 좋다"며 "어디서든 물을 팔팔 끓일 수 있는 보온병 아이디어를 제안했었는데 개발되면 모두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이 회장은 구미전자공고에서 신념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열심히 살자. 앞만 보고 가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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