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진통 끝에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를 확정한 KT가 사외이사들의 연이은 사퇴라는 돌발 변수에 직면했다. 이강철, 벤자민홍 사외이사에 이어 임승태 사외이사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윤경림 차기 대표 선임에 대해 여당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퇴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사외 이사진을 KT의 '약한 고리'로 판단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 겸 KT 사외이사 내정자는 이날 오전 KT이사회에 사외이사직에 대한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사퇴 배경은 'KDB생명보험 대표이사직에 집중하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임 고문은 KDB생명보험 대표직에도 앞서 내정됐다.
이로써 KT는 사외이사 3명이 잇달아 물러나는 이례적인 상황에 처했다. 지난 1월13일 이강철 사외이사가 사임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벤자민홍 사외이사가 퇴진했다. 이 이사는 2021년 3월 재선임돼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태였고, 벤자민홍 이사도 임기가 2025년까지였다. 두 사람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했다.
이강철·벤자민홍 이사 사임에 따라 KT는 임 내정자를 포함한 4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 의결안으로 올린 바 있다. 기존 3명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7명의 사외이사를 둘 계획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임 내정자가 물러나면서 사외이사는 6명으로 줄었다.
KT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최대 8인으로 정했지만 최소 인원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따라서 임 내정자의 후임을 구하지 않고 주주총회를 진행할 가능성 크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외이사의 연이은 사퇴가 KT를 압박하고 있는 여당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에 대한 여당의 공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어떤 식으로든 입김이 작용해 사외이사 흔들기가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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