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 겨냥"…삼성·애플, 印 시장 노리고 전략 변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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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조직 개편 통해 印 지역 담당자 따로 지정 vs 삼성, 폴더블폰 초도 물량 생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인도에서 새로운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를 겨냥해 조직 개편과 함께 생산·판매 전략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를 스마트폰 핵심 생산 기지로 키우기 위해 차기 폴더블폰(갤럭시Z플립5·폴드5) 초도 물량부터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를 스마트폰 핵심 생산 기지로 키우기 위해 차기 폴더블폰(갤럭시Z플립5·폴드5) 초도 물량부터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사진=삼성전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국제 사업 조직 개편에 나섰다. 기존에 인도·중동·지중해·동유럽·아프리카 지역 사업을 담당했던 휴그 아세만 부사장이 물러나자 인도를 별도 지역으로 분리한 후 관리자를 따로 지정한 것이다.

이번에 선임된 애플의 인도 담당자는 아쉬시 초우드하리로, 앞으로 제품 판매 총 책임자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이는 중점 생산과 판매시장을 중국에서 인도로 점진적으로 바꾸면서 정체돼 있는 아이폰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애플은 이르면 올해 1분기쯤 인도 뭄바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는 인도에서 온라인 스토어만 운영하고 있다. 앞서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2021년 인도에 1호 애플스토어 매장 계획을 밝혔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애플스토어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애플스토어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이처럼 애플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인도는 미국을 꺾고 전 세계 2위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한 곳으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5배 성장했다. 올해는 10% 가량 성장해 약 1억7천500만 대의 수요가 예상된다.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스마트폰이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아직 5%에 불과하지만, 점유율이 커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애플이 전체의 40%를 차지하며 해당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전망이 긍정적이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인도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수년 전 중국에서 사업확장했던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서 5G 통신 상용 서비스가 갓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애플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 애플스토어 개장은 애플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중국 중심이었던 생산 체계를 벗어나 인도 등으로 생산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현지 시장 공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제조 원가를 고려할 때 인도 생산량 비중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또 애플은 이미 폭스콘과 협력해 새로운 아이폰 생산시설도 만들고 있다. 폭스콘은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의 공항 근처에 아이폰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서면 인도 내 초기 제품 생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도 수요 자체가 높아지면 현지 공장 운영이 더 매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인도 공장 노이다 첸나이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인도 공장 노이다 첸나이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도 인도 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를 스마트폰 핵심 생산 기지로 키우기 위해 차기 폴더블폰(갤럭시Z플립5·폴드5) 초도 물량부터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은 그동안 갤럭시S, 폴더블폰 등 플래그십 제품의 경우 경북 구미와 베트남 공장에서 초도 물량을 만들고 일정 기간 이후 일부를 인도로 이전·생산했다. 올해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비중은 40% 중반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제품들은 회사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작은 품질 문제라도 발생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어 삼성전자가 초도 물량 생산 기지 선정에 조심스러워 했다"며 "이번에 생산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볼 때 인도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 매장을 확대하고 마케팅에도 더욱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지난 1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에 모바일 연구 센터를 설립할 것"이라며 "인도는 우리가 탈환하려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1위에 오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노 사장의 이 같은 공약은 지난해 4분기에 이미 실현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20% 점유율로 샤오미(18%)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6%) 대비 4%포인트(p) 증가했다. 인도에서 삼성이 1위에 오른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중국 텃밭'이라 불릴 정도로 중국 제조사들이 강세로, 삼성전자는 2018년 샤오미에 1위를 내준 뒤 '만년 2위'였다"며 "인도에서 최근 프리미엄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저가 중심의 중국 업체들보다 프리미엄폰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삼성전자, 애플이 향후 더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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