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 뛰어든다. 지난해 일부 국가에 제품을 출시하긴 했지만, 올해 판매를 본격화하는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1일 OLED TV 사전판매를 시작하고, 다음 달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국내에 선보이는 건 지난 2013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지난 1월 55형(KQ65SC95A), 65형(KQ65SC95A)에 이어 이달 77형(KQ77SC95A) OLED TV 전파인증을 잇따라 받았다. 해당 절차는 제조사가 전자제품을 국내에 출시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퍼스트룩 2022'와 'CES 2022'에서 OLED TV를 공개하지 않은 채 3월 조용히 북미와 유럽 등 일부 지역에만 선보인 바 있다. 같은 해 9월 'IFA 2022'에서는 OLED TV를 전시했지만, 대대적으로 내세우진 않았다.
QD OLED 패널 수율이 낮아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지 못한 탓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삼성전자의 OLED TV 판매량은 35만 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OLED TV 시장 전체가 670만 대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한 것이다.
올 들어서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QD OLED 패널 수율이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이달 초 'CES 2023'에서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판매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패널 수율은 90%에 달할 정도로 안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QD OLED에 힘을 싣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미래 디스플레이는 QD OLED다.
다만 삼성전자의 네오 Q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OLED TV에 얼마나 힘이 실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OLED TV는 국내에 오랜만에 선보이는 제품임에도 네오 QLED와 함께 사전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로 올해 QD OLED TV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QD OLED 시장이 전년 대비 141%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체 OLED TV 출하량은 740만 대로, 전년 대비 9%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60%대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다. 전체 TV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17년 연속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TV 시장 점유율은 30.2%(금액 기준)로 1위를 이어갔다. 이어 LG전자(17.0%), TCL(9.3%), 하이센스(8.6%), 소니(8.0%) 순이다.
업계에선 향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을 본격 확장하기 위해 대형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협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은 지속 있어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은 지난 1월 초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OLED TV에 본격 힘을 싣는 만큼 올해 성적표가 중요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OLED TV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입지를 다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