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빅테크 기업의 불법적인 개인정보 수집 행위에 대해 제동을 걸었던 개인정보 보호 당국이 두 번째 전면전을 예고했다. 메타 측이 지난해와 비슷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고학수)는 8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에 시정명령과 과태료 660만원을 의결했다.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는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수 정보가 아니므로 이를 강제한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의결을 통해 이용자가 타사 행태정보 제공을 거부하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타사 행태정보란 다른 사업자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방문‧사용‧구매‧검색 이력을 통해 이용자의 관심과 흥미, 기호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활동 정보를 뜻한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9월 구글과 메타에 총 1천억4천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구글에는 692억4천100만원이, 메타에는 308억6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위원회는 구글‧메타가 자사 서비스 가입자의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면서 적법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해 처분의 연장선이다. 당시에는 적법한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행위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면 이번 처분은 메타 측이 개인정보 최소 수집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골자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9조의3을 위반했지만 전자는 제1항, 후자는 제3항에 해당된다. 보호법은 '서비스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인정보만 수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과징금이 아닌 과태료가 부과된 이유는 현행법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위반행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제재 수준보다 이번 처분이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에 제동을 걸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양청삼 조사조정국장은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는 서비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가 아니므로 이를 제공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한 행위는 보호법 위반"이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소통을 목적으로 한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지 맞춤형 광고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메타 측은 지난해와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구글과 메타는 지난해 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은 자신들이 개인정보 수집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행태정보 수집 도구를 설치한 제3의 웹·앱 사업자에 동의 의무가 있으며 자신들은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
메타 법률대리인은 "행태정보 수집 주체가 누구인지는 법원 판단이 필요하다. 지난해 제재 사례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도 쟁점"이라며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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