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지난해 10월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미매각 사태를 겪었던 한화솔루션이 5개월 만에 다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대거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서 기존 1천500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3일 총 1천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800억원 발행 예정인 2년물에 5천180억원, 700억원 모집에 나선 3년 물에 4천250억원 등 총 9천43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수요예측에서 모집 금액을 크게 넘어서는 '오버부킹'에 성공함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발행금액을 당초보다 2배 늘려 최대 3천억원까지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수요예측에 따른 최종 발행금액 규모와 금리는 오는 8일 공시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이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오는 4월 만기 예정인 제270회 회사채(2천100억원) 중 일부를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3천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경우에는, 해당 회사채 미상환 잔액 전액(2천100억원)과 3월 만기 예정인 산업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2천억원) 중 일부(900억원)를 갚는 데 쓸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10월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공모 과정에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년물(1천억원)에 130억원이 들어오고, 3년물(500억원)에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당시 6%대 초반의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매각이 발생하며 인수단이 해당 물량을 모두 인수한 바 있다.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발행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로 국내 자금시장이 급격히 경색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우량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조 단위 뭉칫돈이 들어오는 등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개선되며 5개월 만에 발행에 나선 한화솔루션 회사채도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으로 한화솔루션이 최대 3천억원까지 자금 조달할 것으로 보여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에 따른 부담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몇 년 사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신기술 모듈 설비, 합성가스 투자 등으로 설비투자(CAPAXP)에 8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썼다. 같은 해 프랑스의 재생에너지기업 RES프랑스(9천878억원), 한화임팩트(1천917억원·1차 지급분), 미국 전략관리 스타트업 랜시움(1천144억원), 태양광 다운스트림(1천940억원) 등 지분 투자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에도 1조원이 넘는 설비투자와 REC실리콘 지분 취득(2천423억원), 한화임팩트 지분 취득(1천438억원·2차 지급분), 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사업 인수(600억원) 등으로 자금 부담이 확대됐다.
올해 초에는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천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 5단계 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기존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7기가와트(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한다.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유상증자(1조3천억원), 갤러리아 광교 유동화(6천534억원) 등으로 현금을 확보하며 소요 자금에 대응했다. 최근에는 경량복합소재사업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6천8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솔루션은 해당 지분 매각 대금을 향후 미국 태양광 공장 신·증설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사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최근 석유화학 업황 저하에 따른 현금창출력 약화로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솔루션은 2021년 기준 회사의 연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 창출 규모는 약 1조4천억원 수준으로, 비핵심자산의 유동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현금 유입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와 기초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신증설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 누적 규모는 회사의 이익창출력의 고려하면 다소 큰 수준"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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