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윤민아(20)가 호주골프 대회인 위벡스 플레이어 시리즈(Webex Players Series) TPS 빅토리아 챔피언십(VICTORIA CHAMPIONSHIP)에서 리더보드 가장 윗자리에 자신의 이름을올렸다. 그는 지난 29일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에 있는 로즈버드 컨트리 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8언더파 63타를 쳤다.
그런데 윤민아의 우승이 호주 현지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TPS 빅토리아 챔피언십 특징 때문이다.
여성 골퍼만 참가한 대회가 아니다. 해당 대회는 호주남자골프투어(Australia PGA)인데 여자 선수들도 함께 한다. 남녀 혼성(mixed-gender event) 토너먼트로 치러진다.
남자 선수 2명에 여자 선수 1명이 한조를 이뤄 72홀을 돈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프로 90명, 여자프로 50명, 호주 아마추어골프 남녀 1위 선수를 포함해 모두 142명이 참가했다.
여자프로선수 중에서는 윤민아를 포함해 10명만이 본선에 올라갔다. 윤민아는 28일 열린 3라운드까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13,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해 선두였던 제임스 마르케사니를 따라잡았다.
16번 홀(파5)에선 위기를 맞이했다. 샷이 벙커에 빠졌다. 그러나 윤민아는 벙커샷을 이글로 잡아내며 다시 선두로 올라섰고 결국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로써 호주에서 열린 남녀 혼성 대회에서 두 번째로 우승을 한 두 번째 여자선수가 됐다. 지난해(2022년) TPS 머레이 리버에서 한나 그린(호주)이 우승했고 유럽, 미국에서 열린 대회까지 범위를 넓히면 린 그랜트(스웨덴)에 이어 윤민아가 세 번째다.
그랜트는 지난해 열린 DP 월드 투어 스칸디나비아 혼성 대회에서 우승했다. 윤민아는 통역을 맡고 있는 아버지 윤영진 씨를통해 호주골프협회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윙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며 "16번 홀의 경우 벙커에서 먼저 나가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운도 따라줘 이글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민아는 지난 2021년 3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준회원이 됐고 지난해(2022년) 8월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그런데 그는 일찍부터 해외 투어에서 활동했다.
아버지인 윤영진 씨는 30일 '아이뉴스24'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윤)민아는 1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아마추어 대회를 뛰었다"고 전했다. 윤민아는 반포초 재학 시절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골프 유망주로 소개됐고 대청중 진학 이후 아버지의 언급처럼 해외 투어 생활에 들어갔다.
그는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선발돼 3년 동안 활동했고 16세 때인 201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 현 퀄리파잉시리즈) 참가 자격을 얻었다. Q스쿨은 18세 이상 선수만이 이름을 올릴 수 있는데 1년 한 명씩 18세 이하 선수도 선발한다.
윤민아는 그 한 명에 뽑혔다. 그러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선언 이후 활동할 수 있는 투어나 대회 숫자가 줄어들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버지 윤 씨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일본 입국 자체가 힘들어 결국 단념한 적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2021년에는 LPGA 2부투어인 엡손투어에도 나섰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비공식 대회가 됐다.
윤민아의 우선 목표는 LPGA 투어 진출이다. 지난해 Q스쿨에서 7라운드까지는 잘 통과했지만 최종 8라운드에서 주줌하는 바람에 LPGA 출전권을 놓쳤다.
그는 "누구보다도 민아 본인이 가장 아쉬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아는 올해 출발이 좋다.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자신의 생일(1월 27일)도 보냈다.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을 받은 셈이 됐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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