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30일 국회에서 쌀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가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부의 표결에 불참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에 추가 협의를 당부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양곡관리법) 본회의 부의 여부를 결정하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국회의원 165명이 참여해 찬성 157표로 가결됐다. 반대표는 6표, 무효표는 2표다. 여당 의원들은 표결 진행과 함께 집단 퇴장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의 매입(시장격리)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자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과 함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양곡관리법을 본회의로 직회부한 바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된 법안은 해당 상임위 5분의 3 이상의 동의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할 수 있고 또한 직회부 이후 30일이 지나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양곡관리법의 본회의 부의가 결정됐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에 다시 한 번 법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당부했다. 그는 "원활한 국회 운영을 책임져야 할 의장으로서 당부드린다"며 "양곡관리법은 찬반 의견이 나뉘는 사안으로 여야가 농해수위를 중심으로 심사숙고해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부의는 물론 상정과 통과까지 염두에 뒀으나 김 의장의 제지로 여당과 추가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여야는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농해수위가 법안(양곡관리법)을 논의하게 된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했음에도 재정 당국이 시장격리를 주저하며 쌀값 폭락을 장기간 방치했기 때문"이라며 "농민들의 생존권 보장과 쌀값 안정, 식량 안보를 위해 양곡관리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쌀 소비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다수의 민주당은 쌀 과잉생산 구조를 고착화하는 양곡관리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쌀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쌀 생산이 더욱 증가하면서 식량 안보상 중요한 밀과 콩 등은 작물 재배가 감소해 식량 자급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벼 재배면적을 줄여 쌀 생산 조정에 기여하는 논 타(他)작물 지원사업의 지원 근거도 마련하는 법"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법안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고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한웃값 폭락 사태도 심각하다.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한우 의무매입법도 추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회는 이날 1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본회의 부의 외에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 형사사법체계개혁특위(사개특위) 활동시한 연장, 농어업고용인력지원 특별법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국회는 내달 2일부터 2월 임시국회를 시작하게 돼 양곡관리법의 운명도 2월 국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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