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서울은 물론 제주 등 전국에서 왕성하게 부동산을 매입하며 '큰손'으로 불리던 중국인들의 활약이 시들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킹(king)달러'로 원화 가치가 폭락, 상대적으로 싼 값에 국내 부동산을 살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되레 매수자는 줄어든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과 고금리 여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을 사들인 중국인(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기준)은 7천434명으로, 2017년(7천826명)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전년(9천787명)과 비교하면 24% 이상 줄어들었다.
외국인 부동산 매수자(1만679명) 가운데 중국인 비율은 69.6%로 전년 71.8%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중국인은 2012년부터 미국인을 꺾고 부동산을 매수하는 외국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은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2010~2018년 기간 동안 해마다 증가해 왔다. 코로나19로 시장에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공급된 2020년엔 부동산 매입 건수가 1만559건에 달해 정점을 찍었다0. 당시 이들은 보유 주택수 산정과 자금 출처 소명 등에서 한국인보다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로웠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 각국이 금리를 올리며 돈줄을 죄자 같은 해 매입 건수는 9천787건으로 전년 대비 7.3% 줄었다. 고금리 여파에 지난해부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집계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매수세가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동안 중국인의 투기가 몰렸던 인천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자 매수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중국인이 인천에서 부동산을 산 건수는 2천45건으로 전년(2천684건)보다 23.8% 감소했다.
구별로는 부평구가 1천48건에서 649건으로 전년에 비해 38.1% 줄었다. 계양구는 113건에서 47건으로 줄며 감소 폭(58.4%)이 특히 컸다. 이어 남동구(42.6%)와 중구(13.4%), 서구(3.5%), 연수구(9.3%) 등의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부평구의 한 부동산 사무소 관계자는 "과거엔 집값이 저렴하고 중국인 주민이 많아 매수 사례가 늘어났었지만 금리가 오르고 집값이 떨어지는 통에 중국인의 부동산 매수 건수가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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