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회가 11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열고 '선거제 개편' 논의를 시작했다. 김 의장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거개혁'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여야 중진들도 힘을 보태는 상황이나 정치권에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저하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회 정개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정치관계법소위를 열고 13건의 선거제 개편 법안(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하는 안(전주혜·장제원·권성동·곽상도·김은혜 안)을 제외한 8개 법안이 집중 논의됐다. 대부분 비례대표·의원정수를 확대하거나(김영배·이탄희 안),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이상민·김상희·박주민 안) 내용이다.
이날 여야 위원들은 법안 심사와 함께 현행 선거제도(소선거구제)의 대표성·비례성 문제 개선에 공감대를 이뤘다. 소위원장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성과 비례성, 여타 문제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소선거구제 존치가 바람직한지, 중대선거구제가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관계법소위는 향후 주1회 이상의 회의·워크숍·공청회를 추진하며 선거제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연내 '선거제 개편' 완수 의지를 재천명했다. 앞서 김 의장은 새해 시무식에서도 "현행 소선거구제는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선거개혁 추진을 선언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법으로 정했으면 하늘이 두 쪽 나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내년도 총선의 선거구 획정 시한인 4월 전까지 선거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개특위에서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의원 300명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계획으로,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끝장 토론'을 거치겠다는 구상이다. 김 의장은 "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을 20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소명으로 삼겠다"며 선거제 개편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했다.
여야는 의원 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이유로 선거제 개편에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이에 김상훈·이용호(국민의힘), 전해철·정성호(더불어민주당), 심상정(정의당) 의원 등 여야 중진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의 선거개혁 담론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총선을 1년여 앞둔 지금부터 여야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정치개혁의 '최대공약수'를 위해 초당적 논의의 무대를 동료 의원들에게 제안한다"고 외쳤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최소한 정개특위가 선거제 개편안을 먼저 내놔야 논의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수도권 국회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안이 없는 상황에서 의원 개개인이 입장을 정하는 건 난감한 면이 있다"며 "정개특위에서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혀야 찬성이든 반대든 할 수 있다. 의원들이 먼저 선뜻 나서는 건 애매하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개특위는 김 의장의 계획에 따라 오는 2월까지 2개 이상의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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