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이날 성남지청 청사가 있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남한산성입구역(지하철 8호선) 인근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과 보수 지지자들이 모여 각각 응원·규탄 집회를 벌였다. 왕복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남한산성 앞은 두 동강이 났다.
민주시민촛불연대, 이재명 지지자연대 등 이 대표 지지단체와 지지자 300여 명은 이날 이 대표 출석 전부터 성남지청 입구인 남한산성역 4번 출구 쪽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표적수사', '조작검찰' 등이 적혀 있는 대형 깃발을 들고 "우리가 이재명이다", "이재명을 지키자", "표적수사 중단하라", "정치검사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인 김건희 여사의 수사와 구속도 촉구했다.
반면 보수단체 애국순찰팀,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와 보수 지지자 200여명은 반대편인 2번 출구에 모여 이 대표를 공격하는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대표를 조롱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이재명을 체포하라", "나쁜사람 검찰출석"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이들은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성남지청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도착 후 지지자 집회 현장에 들러 악수를 나눈 후 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청사 안으로 진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 조사를 통보했다. 그는 성남시장 재직시절 시민구단 '성남FC' 구단주로서 두산건설·네이버 등의 기업에 거액의 후원을 받고 토지 용도변경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제3자뇌물공여죄)를 받고 있다. 이 대표 측은 두산건설 등이 지급한 돈은 '후원금'이 아닌 '광고비' 명목이며, 이 대표 개인이 아닌 성남시민의 공익을 위해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며 검찰을 규탄했다. 이어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죄를 만드는 사법 쿠데타"라며 "특권을 바란 바도, 잘못한 것도,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성남FC 사건은 지난 2021년 경찰에 의해 한 차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이 대표의 출두에 함께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이미 답을 정해놓고 꿰어맞추기식으로 가고 있지만 향후 법정에서 진실은 반드시 가려질 것"이라며 이 대표를 응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이 똘똘 뭉쳐 이재명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부터 변호사와 함께 검찰 조사에 들어간 이 대표는 오후 5시께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 성남지청 앞에서는 이 대표 지지자, 보수 지지자들의 집회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해 욕설을 날리며 도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성남지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 A씨는 "인근에서 2-3년 장사했지만 오늘처럼 시끄러운 적은 처음"이라며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집중이 안 된다.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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