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지난 2월 미국에서 별세한 넥슨 창업주 고(故) 김정주 회장의 가상 화폐 계좌가 사후(死後)에 해킹돼 80억 원대 가상 화폐가 탈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해킹 범죄 조직인 장 모(39) 씨 등은 유심(USIM·가입자 식별 장치)을 불법 복제하는 방식으로 가상 화폐 거래소 '코빗'에 개설된 김 전 회장의 계좌에 침투했다.
이들은 10일간 총 27차례에 걸쳐 계좌에 있는 85억 원어치의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다른 계좌로 전송했다.
코빗 측은 "사망한 김 전 회장의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한 것을 수상히 여겨 해킹을 잡아냈다"고 밝혔다. 또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렸다.
장 씨는 검거돼 지난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달 서울동부지법은 장 씨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 측의 피해액은 아직 환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 일당이 처음부터 사망한 김 전 회장의 계좌를 노리고 유심을 복제한 것인지, 아니면 여러 계좌를 해킹하다가 우연히 김 전 회장 정보를 취득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아직 총책은 검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코빗 측은 "(김 전 회장 건과)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존과 다른 거래 패턴 같은 이상 현상이 감지되면 접속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등 각종 심사를 강화했다"며 "이후 현재까지 재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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