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상민 탄핵' 일 보 후퇴…예산 정국, 아직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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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반격' 신중한 與…野, '협상 난항'에 여론전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문책 방식을 '해임건의안(해임안)' 우선 추진으로 결정하면서 여야 간 극한대립은 잠시 멈췄다. 그러나 예산 협상은 아직 난항을 겪고 있어 연말 정국은 안갯속을 헤매는 중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소속 의원들이 이상민 장관의 해임안을 우선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8일과 9일 본회의로 이 장관 해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해임안을 우선하자는 입장과 탄핵소추안(탄핵안)을 바로 추진하자는 주장이 분분했다. 그러나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가능한 탄핵안의 경우 국민의힘 측의 거센 반발로 예산안 협상, 국정조사, 본회의 등에 대한 전면 보이콧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각에서 해임안 우선 추진을 민주당의 '일 보 후퇴'로 평가하는 이유다. 다만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을 경질하지 않는다면 탄핵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도 탄핵안을 바로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주류였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께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해임안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총에서 의원들이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도 앞서 지난 5일 라디오에서 "탄핵안을 계속 살려두고 국정조사와 함께 추진하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임안 추진 결정 이후 "정쟁의 판을 키워 정치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계략(박정하 수석대변인)", "정당성도 명분도 없다(장동혁 원내대변인)"고 비판했다. 그러나 반격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정조사 보이콧 등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를 모아야 할 것 같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여야 예산안 협의 중 기자들과 만나 "(해임안이) 예산 처리의 변수긴 하지만 최대한 협의 노력을 하겠다"며 "해임안 통과 시 대응과 관련해서는 내일(8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여야는 전날(6일)부터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새해 예산안 최종 협상 국면에 돌입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협상 난항의 책임을 여권에 돌리는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함께 민주당이 정부의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 완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에 일부 동의하고 있음을 주장하며 "정부·여당의 왜곡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 자산가치가 낮은 2주택자에게는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11억원)에 맞춰 중과를 완화하자는 입장이다. 또한 금투세 유예는 증권거래세를 0.15%까지 낮추고 주식양도소득세 면세 기준 상향(100억원)을 철회한다는 조건에서 찬성하고 있다. 여야는 현재 종부세, 금투세 문제에서 이견을 좁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예산안 관련 여야 2+2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홍근(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예산안 관련 여야 2+2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정부가 제시한 예산 감액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감액 사업 규모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고집을 하고 있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의 1%인 7조원가량 감액을 주장했지만 정부는 최대 2조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올해 지출 규모를 줄이는 등 중앙정부가 쓸 수 있는 재량예산이 대폭 줄어 감액 규모를 예년과 같이해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설명이 있었다"며 야당과의 협상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9일까지 예산 합의에 실패할 경우 수정 예산안 단독 처리도 검토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지노선까지 협상 타결이 안 되면 (정부) 원안에 맞서는 수정안을 단독으로 내서 가결 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정부안 감액을 위주로 한 수정안을 마련한 상태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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