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시대' 연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인사 임박…사장단 유임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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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주 사장단 시작으로 정기인사 단행…'투톱' 체제 속 컨트롤타워 복원 안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될 삼성 정기 인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된 만큼 '안정 속 혁신'을 기조로 사장단을 대부분 유임시키는 한편, 작년처럼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에서 30·40대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해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10일(현지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사업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10일(현지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사업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오는 7일께 사장단 인사에 이어 13일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중 패권경쟁 격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맞이하면서 부사장급을 중심으로 한 중폭 이상의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에 단행될 예정인 '2023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초안을 지난달 말 보고 받았으나,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갑자기 사임한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의 후임 및 컨트롤타워 복원을 골자로 한 이번 인사안을 탐탁치 않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대대적인 변화와 쇄신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은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의 '투 톱' 대표이사 체제는 1년 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진 상황에서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조직 개편 전 반도체·가전·모바일사업 3개 부문 대표를 동시 교체하는 큰 폭의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현호 부회장도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장 자리를 계속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해체된 미래전략실에서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주목을 받았던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은 이번에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지원 TF 역시 혁신보다 안정을 기조로 한 인사가 소폭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안팎에선 그 동안 ▲사업지원TF(전자 계열) ▲EPC경쟁력강화TF(건설 계열) ▲금융경쟁력제고TF(금융 계열) 등으로 분산된 지원 조직이 하나로 합쳐져 컨트롤타워가 복원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도 여러 여건이나 정황상 컨트롤타워가 다시 생기기엔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며 "이 회장이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승계를 하지 않고 이사회 중심으로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내걸었던 만큼, 컨트롤타워가 복원된다면 모순적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오는 7일께 사장단 인사에 이어 13일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삼성은 오는 7일께 사장단 인사에 이어 13일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업부장들 역시 '안정'을 기조로 대부분 유임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DS부문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사업부를 맡고 있다.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도 이번에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돌연 사의를 표명한 이재승 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떻게 나설 지도 관심사다. 현재 생활가전사업부는 DX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한 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함께 맡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생활가전사업부가 '세탁기 파손' 사태 후 무너진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한 부회장이 겸직을 유지하는 대신 VD사업부장으로 개발팀장 출신인 최용훈 글로벌운영팀장(부사장) 등 내부 인사가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활가전사업부에선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전면적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들을 중심으로 내부 승진이 있을 것이란 얘기들도 나오고 있지만, 외부 인재 수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통상 생활가전 개발팀장 출신이 사령탑으로 임명돼 온 전례들을 감안할 때 이기수 생활가전 글로벌 CS팀장, 이준현 생활가전 선행개발팀장, 이무형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사업부장으로 발탁하기엔 아직 커리어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자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팀장과 김홍경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김원경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글로벌마케팅, 대외협력 업무 등을 맡았고, 이 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경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 임원, 삼성SDI 경영지원팀장 등을 거쳤다. 이영희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여성 부사장으로, 10년째 부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에서 여성 전문경영인이 사장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많아지며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설이 솔솔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선 이 부사장이 아닌 다른 젊은 여성 인재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삼성이 세대교체 기조를 내세우면서, 현업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시킨다면 내부에서도 반발이 생길 수 있어 추진하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사장 급에선 작년처럼 능력을 검증받은 젊은 리더가 대규모로 부사장급으로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또 60세 이상 임원은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이른바 '60세 룰'을 앞세워 내년 만 60세 이상이 되는 부사장급 인사 30명가량이 대부분 교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 5세대(G)·6G,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젊은 개발인재를 다수 발탁하는 인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대외 여건 급변에 대비해 승진 폭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LG그룹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이 대부분 중요 포지션은 소폭, 부사장 이하는 대폭 인사를 진행하는 안정 속 혁신 기조를 보여준 만큼 삼성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도 성과주의에 근거해 작년처럼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들이 다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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