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빠르게 뒤를 추격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중국 업체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독식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점유율 변화가 일고 있다. 삼성전자가 70~8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점유율 확대가 거센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9년 16.6%에서 2020년 17.9%, 지난해 24.4%까지 늘었다.
◆ 韓 시장 공략 힘 싣는 애플…'애플페이' 내세워 점유율 확대
삼성전자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곳은 애플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유일하게 경쟁하고 있는 곳은 애플인데, 최근 애플은 한국 시장 공략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애플은 지난 4월과 9월 각각 명동, 잠실에 애플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박찬욱 감독과 협업한 영화 '일장춘몽', 가수 박재범과 협업한 '바이트'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등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캠페인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국내 시장에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애플페이를 출시하고, 2019년 골드만삭스와 협업해 신용카드 애플카드를 선보이는 등 금융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애플페이가 도입되지 않아 애플페이를 실물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애플카드 역시 사용하지 못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결제 방식이 꼽힌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는 대부분 마그네틱보안전송(MTS) 방식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의 경우 MTS와 NFC를 모두 지원한다.
국내 시장에 NFC 단말기 보급률은 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애플페이 도입을 기점으로 가맹점들의 장비 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보급률이 빠르게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NFC 단말기는 코스트코,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 커피전문점,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에 설치돼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롯데하이마트, 이디야 등이 장비 교체를 추진하는 등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정식으로 도입되기 전부터 업체들의 움직임이 있는 것은 그만큼 애플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애플페이의 상용화가 본격화될 경우 사용처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가성비' 앞세운 中업체…경기침체 속 점유율 확대 시동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올해 3분기만 해도 삼성전자는 80%대의 점유율로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3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4%로, 2위인 애플(13%)과 격차를 확대했다.
하지만 애플을 제외한 외산 업체의 경우 점유율이 3%까지 올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애플 외의 외산폰 점유율은 1%에 그쳐 한국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올해 2분기 2%대에 오른 데 이어 3%대까지 확대되며 입지를 키우는 모습이다.
외산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자 빈자리를 꿰차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 업체 중 국내 시장 공략에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곳은 샤오미다.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4월 한국 시장에 '레드미노트11' 시리즈를 출시한 바 있다.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에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 '샤오미 라이트 스토어'를 열었고,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광고도 진행했다.
아울러 모토로라는 지난 5월 한국 시장에 9년 만에 진출했다. 모토로라는 당시 '엣지20 라이트'와 '모토 G50' 등 5G 스마트폰 2종을 판매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가성비'를 내세운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 속에는 중급 제품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고, 프리미엄 혹은 저가 제품에 수요가 쏠리기 때문에 중국 제품들도 수혜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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