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텔로부터 야심차게 10조원에 인수한 솔리다임(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효과가 아직 발휘되지 않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 수요가 축소되면서 나온 현상이다.
인수·합병(M&A) 결과는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를 성공이나 실패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낸드를 포함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고 있고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은 인수 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솔리다임의 1분기 당기순손실은 1천547억원이었고 2분기엔 1천9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3분기엔 6천133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이 8천717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황이 연초 예상 대비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하나의 사업부에서 독립 기업으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 급격한 시장 변화를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솔리다임이 반영된 하이닉스 낸드 성적표도 좋지 않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낸드 매출은 전분기보다 29.8% 감소한 25억4천만 달러(약 3조6천억원)였다. 점유율은 19.9%에서 18.5%로 하락하면서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낸드 업황 자체도 어둡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이 2분기보다 24.3% 감소한 137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 가전과 서버를 포함한 최종 제품 출하량이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전체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18.3%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은 4분기에도 전분기보다 20~25%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은 감산하고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매출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솔리다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3분기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고, 내년에 양산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지속 높여갈 것"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솔리다임은 낸드 전체 경쟁 지형을 볼 때 추가적인 여러 조정이 있어야 한다"며 "1·2년 내에 통합 작업이 완성된다면 SK하이닉스가 가지는 이점이 현재 어려움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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