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또 삼성했다"…'혈액 부족'에 힘 모은 이재용, '상생' 행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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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과 함께 10년간 헌혈 버스 40대 기증…임직원 자발적 참여로 헌혈도 활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입니다."

평소 '동행' 비전을 강조해 왔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상생 경영'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혈액 부족 사태 해결에도 힘을 보태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삼성은 23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임원들의 기부로 제작된 헌혈버스 4대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앞서 올해 1월 삼성 관계사 임원들은 지난해 12월에 받은 특별격려금의 10%를 자발적으로 기부해 100억여원의 기부금을 조성, 혈액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신형 헌혈버스 제작에 사용하도록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삼성에서 이처럼 나선 것은 매년 동절기 혈액 부족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해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헌혈자의 지속적인 헌혈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원활한 혈액수급이 가능하려면 전국적으로 5일분 이상의 혈액 재고가 꾸준히 유지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헌혈이 급감하며 의료 현장에서 혈액 부족으로 수술이 취소되는 등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단체 헌혈에 필수인 헌혈버스 제작을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헌혈버스를 이용한 학생, 군인, 직장인 등의 단체 헌혈은 전체 헌혈 횟수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혈액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헌혈버스 헌혈 경험은 '헌혈의집'을 통한 정기 헌혈 봉사로 이어지는 매개 역할을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현재 국내 전국 15개 혈액원에서 93대의 헌혈버스를 운영 중으로, 이 가운데 매년 10여 대가 노후화로 인해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한 해 6대 정도만 교체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노후화된 헌혈버스는 안전상의 문제는 물론 잦은 고장으로 인한 가동률 저하 등으로 단체헌혈의 원활한 진행을 막는 한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이번 삼성의 기부로 혈액원의 노후화된 헌혈버스가 정상적으로 교체되면서 고장 등으로 인한 가동률 저하 문제가 개선돼 올 겨울 헌혈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올해 4대를 시작으로 10년간 총 40대의 헌혈버스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저출산으로 헌혈자는 감소하고 고령화로 혈액 수급자는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헌혈 참여가 급감했다"며 "혈액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번에 새로 제작된 헌혈버스와 삼성 임직원들의 지속적 헌혈은 헌혈 수급 상황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임직원들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 임원 기부로 제작된 신형 헌혈버스에 올라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 임직원들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 임원 기부로 제작된 신형 헌혈버스에 올라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날 '헌혈버스' 전달식에는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온 삼성전자 임직원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 임원들의 기부로 제작되는 헌혈버스 기증이 10년간 이어질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헌혈에 동참하는 삼성 임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에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헌혈버스 전달식을 통해 삼성 임원들의 기부 의의와 헌혈에 직접 참여하는 임직원들의 진심을 함께 전할 수 있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헌혈 캠페인을 적극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달식에서는 매월 헌혈에 꾸준히 동참해 온 삼성 임직원을 대표해 그 동안 헌혈에 200회 이상 참여해 온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편계현 프로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명예대장을 받았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을 200회 이상 실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명예대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에 올해 4회 이상 헌혈을 한 89명의 임직원에게도 표창장을 수여했다.

전달식 이후에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삼성이 기부한 헌혈버스에서 헌혈에 참여했다.

명예대장을 받은 편 프로는 "부서원의 자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모아 놓은 헌혈증을 전달한 적이 있다"며 "그 자녀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나의 작은 노력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열심히 헌혈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헌혈이 일상의 봉사로 자리잡아 혈액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지난 1996년부터 지금까지 26년간 삼성 관계사가 함께하는 헌혈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누군가 해야 한다면 우리가 먼저'라는 의식을 갖고 임직원들이 헌혈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2019년까지 전국 사업장에서 매년 평균 7천 명 이상의 임직원이 지속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왔다"고 설명했다.

삼성 임직원들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 임원 기부로 제작된 신형 헌혈버스에 올라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 임직원들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 임원 기부로 제작된 신형 헌혈버스에 올라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다만 코로나19로 헌혈이 어려웠던 2020년, 2021년에는 예년 대비 삼성전자 내 헌혈 참여자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자 임직원들의 헌혈 참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5천200여 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또 연간 헌혈 횟수는 예년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 13개 관계사 약 1만1천 명의 임직원도 지난 10월까지 헌혈에 참여했다.

이번에 기증한 신규 '헌혈버스'를 활용해 삼성증권, 제일기획,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웰스토리 등 4개 관계사도 헌혈 캠페인에 참여한다.

또 삼성전자는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이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하는 '생애 첫 헌혈 스티커'나 '헌혈 팔찌' 사진을 찍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면 철분제를 제공하고, 삼성SDS는 개인 SNS 계정 또는 자사 사회공헌 홈페이지에 헌혈 참여 후기를 올리면 소정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제일기획은 채혈과 무관하게 문진만 해도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등 관계사별로 다양한 '헌혈 캠페인'을 진행한다.

삼성 관계자는 "'함께가요 미래로! 이네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 협력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헌혈버스 기부를 계기로 올 겨울 임직원 헌혈 캠페인을 활성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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