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이 15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절차의 추진을 요청했다. 오는 24일 국정조사계획서 처리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김 의장을 압박해 협조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의장은 아직 '여야 간 합의 처리'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압도적 다수가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집권 여당은 무마하기에 급급하다"며 "국회가 이제는 경종을 울릴 때다. 저희도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힘 설득에 혼신을 다하겠지만 끝내 국민의 진실규명 요구를 거부한다면 의장께서도 국감국조법(국정감사·국정조사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절차대로 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김 의장을 압박하는 이유는 현행 법률에 따라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정당은 국정조사특별위원회(조사특위) 구성에서 제외할 수 있어 이론상 야당만으로의 국정조사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조사계획서) 본회의 처리를 위해서는 이번 주 중으로 위원회(조사특위)가 구성돼야 한다"며 이번 주까지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을 경우 야당 단독 추진을 허락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집권 여당이 협의에 나오지 않아 정쟁으로 비치는 것이지 사회적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머리를 맞댄다면 정쟁이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당도 같이 국민의힘을 끝까지 설득하려고 애쓰겠지만, 어느 시점에선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때 9번이나 국정조사한 이유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조직적으로 집요하게 진상규명을 방해했기 때문"이라며 "그 아픔을 반복하지 않게 국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정쟁으로 프레임을 씌우려는 국민의힘이야말로 정쟁에 앞서고 있다"며 "의장께 이번만큼은 국회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국민의힘을 설득해주시되 원칙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야3당과 무소속 의원 등 총 181명은 지난 9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김진표 의장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는 국정조사는 없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과의 협의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경찰 수사가 우선',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이유를 들어 국정조사 추진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 국정조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셨고 다만 여야 합의로 추진 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여당을 더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의장께서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기로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잘 설득해나가겠지만 끝내 야당과 의장님의 설득을 거부하고 국정조사를 반대하면 국회법 절차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본다"며 야당 단독 추진 가능성을 남겨뒀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님께 국정조사 추진 스케줄(일정)을 설명드렸고 충분히 공감하셨으리라 본다"며 "의장님이 여당을 설득하시고도 변화가 없으면 교섭단체에 (조사위) 명단 제출을 요구하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의도 한 중진 의원은 "여당 없이 반쪽 국정조사를 하게 되면 김 의장 관점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의장은 지금 여당의 설득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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