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면세업계 '큰손'인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호텔신라는 따이궁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며 실적이 하락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예년보다 나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1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영업이익은 62.6% 하락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매출액은 온라인 채널에서 10% 상승했음에도, 면세 채널에서의 하락 여파로 11%가 떨어졌다.
또 LG생활건강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분기 매출액이 1천400억원이 감소했으며, 화장품 사업부에서만 2천300억원 가량 줄었다. 또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1천522억원 하락했으며, 화장품 사업부는 같은 기간 1천478억원이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실적에 대해 "면세 채널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두 자릿수 하락했고, 주요 고수익 채널 매출 하락으로 화장품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에서 간헐적 봉쇄가 이어지며 소비가 더욱 위축돼 중국과 면세 채널에서 성장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양 사의 실적하락은 면세점을 통한 매출이 줄면서다. 하지만 당분간 따이궁의 입국 전망도 밝지는 않다. 최근 중국은 상하이와 시안, 정저우, 광저우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 업계를 키우면서 최근 휴양지로 인기 높은 하이난에 단일 면적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하이커우 면세점을 오픈했고, 왕푸징 국제 면세점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에 내국면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따이궁이 국내 면세점보다 자국 면세점을 이용하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히려 국내 백화점 쪽으로 사업을 집중하면서 면세점에서 하락한 매출을 메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분기 3천874억원 매출액과 24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6%, 영업이익은 71%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조4천507억원 매출액과 91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9년 실적을 뛰어 넘었다. 특히 지난해 유통채널 중 백화점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6천185억원으로, 2019년 4천725억원 대비 1천400억원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면세점 매출액은 2천929억원에서 1천497억원으로 1천500억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백화점 매출은 3천6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천400억원 가량 증가했으며, 회사 전체 매출액도 올해 상반기 7천3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4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쪽은 면세와 중국 채널 비중이 높고, 따이궁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왕래가 없었다"며 "회사 차원에서는 중국 내 수요나 가격 트렌드에 주시하고 있으며, 공항이나 e커머스에서 B2C와 국내 매출에 집중해 3분기에 조금 성장한 실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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