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수습 기자]"주요 산업에서 독과점 시장 구조가 굳어지는 것을 막고 혁신 기업의 시장진입과 사업활동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규제를 중점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공정위 정책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온라인 플랫폼 등 주요 시장에서 공정 경쟁기반 확립을 포함해 ▲대기업집단 제도 합리적 운영 ▲디지털경제 시대 소비자 권익보호 ▲중소기업 공정 거래기반 강화 ▲신뢰 향상을 위한 법집행 혁신·조직개편과 정책 네트워크 구축 등 다섯 가지 정책의 추진 방향과 계획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플랫폼 공정 경쟁기반 확립과 관련해 "카카오 사태처럼 경쟁 압력이 약한 경우엔 독점 플랫폼이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할 수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올해 안에 제정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차단할 수 있도록 기업결합 심사기준도 개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기업집단 제도 운영에 대해서는 경영권 편법 승계 등 부당내부거래에 대응하고 경제 규모가 늘어난만큼 내부거래 공시기준금액을 상향하는 등의 부담완화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경제가 활성화되며 생긴 소비자 피해 대응 방안도 내놨다. 소비자 부주의를 이용한 자동결제 등 다크패턴(눈속임상술)의 경우 공정위 연구 결과가 규율 법안에 반영되도록 국회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먹튀' 쇼핑몰 방지를 위해 임시중지명령 발동요건 완화 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공정 거래 기반 구축을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 등을 포함한 하도급법 개정,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산업 불공정하도급 실태조사 등도 진행한다.
공정위 법 집행의 공정성, 효율성,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한 위원장은 "조사와 정책, 심판 부문의 기능별 전문화를 통해 조사직원들이 사건처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사건관리의 책임성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다음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일문일답.
-플랫폼 불공정행위는 기존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독과점 심사지침 규정과 기업결합 심사기준은 예전부터 추진해오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독과점 규제 법제화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불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인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살펴볼 예정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우면 법제화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그 이유는 디지털 경제는 지금 혁신이 필요하고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많고 국민 생활과 밀접해 있다. 혁신을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에 깊이 있게 살펴보겠다"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경쟁촉진방안이 윤석열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와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온라인 심사지침 발표를 앞두고 학계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독과점 규제와 자율규제가 확연히 다르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과점 남용행위나 불공정 행위를 하면 공정위는 현행법을 통해 법집행을 해왔다. 자율규제는 현행법의 규율을 넘어서는 계약관행 개선이나 상생협약 관련 부분이다.
이 부분은 당장 개입하면 정부가 시장에 어디까지 개입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법은 최소한의 규율이고 자율규제는 법 이상의 논의의 관해 얘기하는 것이다. 수수료 문제 등 법집행을 넘어선 부분을 법으로 규제할 거냐, 자율적으로 할 거냐의 논의인데 일단 자율적으로 해서 더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일단 그렇게 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법제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하게 될 것이다."
-전체 공약을 보면 규제와 완화가 병행된다. 규제와 완화가 같이 가는게 쉽지 않고 정책 추진과정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텐데 그땐 둘 중 무엇이 먼저인지 알고 싶다.
"하나의 내용이 아니고 각각 다른 내용이라 모순될 일은 거의 없다. 어떤 부분은 규제가 강화되고 어떤 부분은 합리화한다는 내용이다. 사안별로 이해관계자가 다르게 있고 그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이해관계자와 소통에 힘쓰고 관계부처와 잘 논의해서 무리없이 정책이 진행되도록 하겠다."
-공정위 조직개편 작업을 조사와 정책 분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책은 키우면서 조사는 따로 분리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도입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와 정책 분리를 내부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특사경 도입은 전혀 나온 적 없다.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조직개편 관련해서 정책처장 신설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대검찰청에서 반독점과 신설 준비중이란 말도 있다. 나중에 공정위 사무처에 상당히 관여할 거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어떤 직책을 신설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 전문성을 어떻게 확대할지 내부 고민 중이다. 어떤 직책을 줄이거나 늘린다는 내용에 대해서 아직 깊이 있는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또, 조사 부분과 관련해서 공정위 역할 축소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조사와 정책을) 분리하는 취지는 거기서 시작된 게 아니라 '전문성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에 방점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다. 검찰이 관여하는 것까지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검찰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부분은 전속고발권제를 행사하는 기준, 고발요청 제도와 전속고발권제가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는지에 관한 방안 등의 내용이다."
/안다솜 수습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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