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풍산개 반환 논란'을 두고 "정치가 작은 문제조차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며 "이제 그만들 하자"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왜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이처럼 작은 문제조차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흙탕물 정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인지, 이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해서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인지 재주가 놀랍기만 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퇴임을 앞두고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된 초유의 일이 생겼다. 대통령기록관은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에 청와대,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등이 고심했다"며 "세 기관은 협의 끝에 풍산개들을 양육해온 퇴임 대통령이 관리를 위탁받아 양육을 계속하기로 하고, 다음 정부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대통령기록물을 국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관리위탁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먼저 관리를 위탁한 후 사후에 근거규정을 갖추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윤석열 당선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계속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준 덕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현 정부는 그에 따라 지난 6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나 결국 개정이 무산되었고, 퇴임 6개월 후인 지금까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렇다면 관리위탁을 하지 않기로 하고,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의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명시적 근거규정의 부재는 대통령기록물을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생겼다는 것이고, 이같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논란은 더 커질 것이란 주장이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데, 그러자고 그랬더니 모 일간지의 수상한 보도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문제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버렸다"면서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료값이 아까웠나(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의 목소리에는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지난 6개월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입양과 파양에 대해서도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다. 그런데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의 소유권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며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다.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니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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