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일 본격적인 예산심사를 앞두고 예산 심사 방향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감세와 함께 민생사업 예산을 삭감한 상황에서 대통령실 등 권력기관 예산은 오히려 늘린 점을 지적하며 이를 저지해 5~6조 규모를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욱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간사,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정부예산안 총평과 심사방향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우선 법인세 인하 등 초(超)부자 감세로 세입이 줄어 지역화폐 예산 등 민생 관련 예산이 감액됐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정부는 내년 예산안이 건전재정 기조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초부자 감세 등으로 세수효과가 6.4조원 감소 돼 정부가 재정 악화를 자초했다"며 "지역사랑상품권 7천억원 감액, 임대주택 예산 6.2조원 감액, 청년내일채움공제 6천724억원 감액 등 줄어든 민생사업 예산이 69개, 9.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통령실 이전 후속조치 예산은 1천305억원, 권력기관 예산은 3천387억원, 시행령 통치예산은 8+α억원으로 적극 증액했다"며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반대와 함께 권력기관 예산과 부실설계·불요불급한 사업 등의 예산을 대폭 감액해 확보된 재원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예산, 경제·기후대응 예산, 국민안전 예산 증액을 추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증액을 예고한 예산은 ▲국민 안전 예산 212억원 ▲지역사랑상품권 7천50억원 ▲노인일자리,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957억원 ▲기초연금 부부감액 폐지, 단계별 인상 1.6조원 ▲영구·국민임대주택 공급 6천993억원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청년 예산 1천862억원 ▲쌀값 안정화 예산 1천959억원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고금리 지원 1조 2천797억원 ▲장애인 예산 3천696억원 ▲재생에너지 지원 3천281억원 등 약 5~6조원 규모다.
위성곤 부대표는 고금리 상황에서 예산을 증액해 돈이 풀리면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지금 세계흐름은 금리를 올리면서도 확장 재정을 하는 것이다. 영국 (리즈 트러스 전) 총리도 긴축 재정을 얘기하다 사퇴하지 않았느냐"며 "서민들에게 씀씀이 돈을 만들어 생계에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 간사는 "이번 예산 편성은 서민은 어려운 데 청와대 비서실이나 안보실, 검찰청 등 권력기관 예산만 늘었다는 것이 문제"라며 "철저히 감액하고 서민 예산을 편성해 정부, 민간, 공공분야의 마중물로 쓰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초부자 감세 저지로 재원을 마련하는 대신 국채 발행은 국민 부담을 감안해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하는 만큼) 다 증액할 순 없고, 정부·여당과 협의해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확정될 때까지는 최대한 노력해서 여야의 머리 맞대고 국민을 위해 쓸 수 있는지를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새해 예산안을 최종 심사하는 국회 예결위는 이날 공청회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예산심사를 진행한다. 예산안의 법정(法定) 통과 시한은 내달 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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