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애플, 협력사에 RE100·탈탄소 요구…풍력·태양광株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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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RE100 잇따라 가입…국내 풍력·태양광 설치 증가 예상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애플이 협력사들에게 'RE100'을 넘어 탈탄소까지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풍력·태양광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이 재차 부각될 전망이다.

RE100은 생산 활동에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쓰는 글로벌 기업들의 모임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이 가입했으며, 해당 업체들에게 부품·원재료를 납품하는 기업들도 같은 기준이 요구, 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달 잇따라 RE100 참여를 선언했다. 애플과 삼성의 차이는 각각 2030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관련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나, 전체적인 정책 방향성은 탈탄소로 귀결되고 있다.

씨에스윈드(풍력), 삼강엠앤티(풍력), 동국S&C(풍력), 유니슨(풍력), 한화솔루션(태양광), OCI(태양광), 현대에너지솔루션(태양광) 등이 국내 RE100 가입 또는 애플·삼성 주요 협력사의 관련 투자 이슈에서 수혜를 받을 종목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 신재생 에너지 사업 현황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신재생 에너지 사업 현황 [사진=한화솔루션]

26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5일 공급업체들에게 기존의 RE100 요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탈탄소를 2030년까지 달성하라고 공지했다. 공급업체들은 직접 온실가스(Scope1), 간접 온실가스(Scope2) 탄소배출에 관한 감축방안을 보고하고, 애플은 이를 추적해서 연간 감축량에 관해 검사한다.

현재 전체 공급업체들 중 200개 이상이 RE100 달성을 약속했다. 코닝, 니토덴코, SK 하이닉스, STM 마이크로, TSMC, 유토 등 메이저업체들도 이를 선언했다. 또한 애플은 글로벌 탈탄소화를 위해 2030년까지 매년 연간 3천GWh의 신규 재생에너지를 유럽에서 추가 확보하기로 발표했다.

또한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애플의 공급망을 탄소중립으로 만들기 위해 공급업체들과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2020년부터 글로벌 기업 운영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해왔다면서 이제는 전체 글로벌 공급망과 모든 제품 사이클에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를 원한다”고 선언했다.

큰 그림으로 보면 삼성의 탄소중립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 등의 분야에서 경쟁관계이지만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서는 협력관계다. 결국 RE100과 탄소중립 이슈는 대체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발전 분야 기업 주가가 재차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다. 다만 실질적인 발주·예산 등이 나와야 중장기 성장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RE100 에 가입하고 있다”며 “애플과 같은 해외 고객사들의 압박이 강해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RE100 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달성 목표연도가 2040년, 2050년에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전일의 2030년 탈탄소 요구 선언은 우리 기업들이 RE100 속도를 빠르게 올릴 것을 요구한다”며 “추적하고 검사받는다는 것은 사실상의 강제 의무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애플의 선언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RE100 기업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풍력·태양광 업체 입장에선 호재다. 2021년말 기준 국내 풍력, 태양광 설치량은 22.4GW 에 불과하다. 이는 삼성전자 하나 정도의 RE100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증설로 2030년 국내 전력 사용량이 현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RE100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 시급하다.

애플의 2030년 공급망 탈탄소 선언으로 2030년까지 국내에서 RE100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수요량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국내 수출 대기업들은 IRA, 신냉전 체제 등의 여파로 해외 현지 생산을 요구받고 있다”며 “여기에 RE100 달성까지 어렵다면 국내에 생산기지를 유지할 명분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기업들의 RE100 수요를 의미 있게 충족하기 위해서는 국내 풍력, 태양광 설치 시장이 연간 5~6GW 이상 지속적으로 형성돼 한다”며 “태양광 시장은 지난 3년간 유지돼 온 연간 4GW 수준을 유지하고, 풍력은 1~2GW의 시장을 형성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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