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타입' 충전 두고 韓서도 표준 움직임…속 타는 애플, '아이폰'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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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어 韓서도 USB 단자 'C타입'으로 통일…애플, '아이폰15'부터 라이트닝 없앨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USB-C 타입 충전기 표준화 법안을 추진하는 유럽연합(EU)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전자제품의 충전단자 국가표준이 'USB-C타입'으로 제정될 것으로 보여 '라이트닝' 단자를 고수했던 애플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 무선 충전 트리오 [사진=삼성전자]
삼성 무선 충전 트리오 [사진=삼성전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전자제품의 커넥터 형상, 전원 공급과 데이터 전송을 USB-C 타입으로 통합·호환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표준(KS)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표준안은 지난 8월 10일부터 두 달간 이어진 예고 고시에 이어 지난 18일 기술심의회를 통과했다. 이후 11월 초 표준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빠르면 다음 달 안에 국가표준으로 제정된다.

국내에서는 그 동안 휴대전화, 태블릿 PC, 휴대용 스피커 등 소형 전자제품에서 접속 단자와 통신 방식이 다양해 소비자 사용 불편 등이 있었다. 이에 국표원은 'USB-C 표준기술연구회'를 구성해 USB-C 관련 IEC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국가표준안을 개발하고, USB-C의 국내 적용 가이드라인 발간을 추진했다.

국표원은 USB-C 타입의 기술 특성을 고려해 관련 국제 표준 13종 중 3종을 올해 국가표준으로 제정할 예정이다. 나머지 10종도 이후 순차적으로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11월 말에는 KS 국가표준 3종 소개와 'USB-C 표준의 국내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발간, '전원 데이터·접속(USB-C) 표준 기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이 외에 국내에선 이를 법제화 하려는 움직임도 추진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다음 달 발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내 휴대용 전자 기기에 대한 기술 기준을 정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하고 이를 어길 경우 시정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을 바탕으로 시행령을 통해 충전 단자를 C타입 USB로 표준화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과기부 장관이 시행령을 통해 충전 단자를 C타입 USB로 표준화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EU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EU는 오는 2024년부터 전자 기기의 충전기를 C타입 USB로 표준화하기로 했고, 브라질·인도 역시 충전 단자를 단일화하기 위해 나섰다. 미국에선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상무부에 표준 도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각국이 이처럼 나선 것은 환경보호와 사용자 편의성 때문이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매년 유럽에서 5억 대 이상 충전기가 출시되고 있고, 전자 폐기물 규모는 최대 1만3천 톤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시장에 나오는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 충전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고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도 프리미엄 노트북, 무선 이어폰 충전 단자 등에 C타입을 적용하고 일반 노트북과 기타 휴대용 기기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애플 아이폰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 [사진=애플 공식스토어 캡처]
애플 아이폰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 [사진=애플 공식스토어 캡처]

하지만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사용하는 애플은 코너에 몰렸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폰5'에 처음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한 이후 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많은 기기들은 USB-C 타입을 채택하면서 사실상 충전 표준이 됐다. 애플 역시 2015년 일부 노트북 제품에, 2018년에는 아이패드 프로에 USB-C를 채택했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과 관련해선 USB-C타입 도입에 대해 반발해왔다.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 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충전규격을 강제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하고 오히려 새 충전기를 사야하는 고객이 늘어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EU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애플도 최근 백기를 든 모양새다. 애플 전문가로 불리는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2023년 출시될 '아이폰15'에 USB-C 충전방식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했다.

궈밍치는 "부품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3년 아이폰은 라이트닝이 아닌 USB-C로 전환할 것"이라며 "'USB-C'가 적용될 경우 아이폰의 전송 및 충전 시간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애플이 USB-C타입 도입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어폰 단자를 없앤 것처럼 충전 단자를 없앨 것이란 관측이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마크 그루먼 블룸버그통신 기자는 최근 "애플은 새로운 유럽의 새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아이폰과 기타 장치의 충전 단자를 USB-C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무선이 우선"이라며 "몇 년 후 어느 시점에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완전한 무선 충전 제품으로 전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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