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쉼없이 달려온 여정에서 마침내 쉼표 하나를 찍었다.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 이대호(내야수)가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를 부산 홈팬 앞에서 치렀다.
롯데는 8일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올 시즌 정규리그 팀의 마지막이자 홈 경기를 치렀다. 이대호는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 앞서 현장 취재진을 대상으로 은퇴 경기 공식 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대호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많은 경기를 치러 기억나는 일도 많다"며 "무엇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팀에서 뛸 때가 생각이 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태극 마크를 처음 달고 참가한 2006 도하(카타르) 아시안게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야구대표팀은 당시 노메달에 그쳤다. 귀국 후 이대호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들은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았다.
그는 "첫 대표팀에 뽑혔기 했고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이 안 좋았다. 그래서 좀 힘들었다"며 "비난을 받아서 더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당시 KBO리그는 '위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시리즈를 비롯한 포스트시즌에도 만원 관중이 들어차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올스타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한국야구는 2년 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반전을 이뤘다.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야구대표팀이 획득했고 이대호도 당시 베이징 멤버 중 한 명이다.
그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정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좋아서 나도 그렇고 당시 대표팀 선수들 모두 마음이 좀 안좋았다"며 "그래도 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고 했다. 이대호는 "선수들이 잘했을 때 환호성을 보내고 응원을 보내지만 못했을 때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선수들에게)더 많은 격려를 보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호는 마지막 팀 연습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후배선수들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날이라 정말 많은 말을 했다"며 "은퇴투어 등으로 그동안 여러가지 준비를 하느라 잠을 좀 못잔 편이다. 내일(9일)은 일요일이고 다음날이 대체 공휴일이라 집에서 일단 쉬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는 또한 "지금 기분이라면 사직구장에는 자주 못올 거 같다.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정말 오래 뛰었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익숙한 곳이다. 구장 내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인데, 다시 이곳에 온다면 또 다시 유니폼을 입고 배트를 들어야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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