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하며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에만 신기능을 집중 적용시킨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판매량을 확대하는 대신 비싼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해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급나누기 전략'이 적중했단 평가다.
26일 미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아이폰'의 평균 판매 가격은 4분기 사상 처음으로 9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고객들이 더 비싼 아이폰 프로 모델을 선택함에 따라 올해 안에 평균 아이폰 판매 가격 기록은 2번 깨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아이폰의 평균 판매 가격이 이달 사상 최고인 892달러(약 126만 원)를 기록하고, 12월에 다시 944달러(134만 원)로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이 900달러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최고 기록은 작년 4분기 873달러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하며 '아이폰14', '아이폰14플러스', '아이폰14프로', '아이폰14프로맥스' 등 총 4개 모델을 내놨다. 애플은 달러 기준 출시 가격을 전작인 아이폰13과 동일하게 책정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고가 모델인 아이폰14프로와 프로맥스에 몰아줬다.
일단 외관상에서 일반 모델은 아이폰13 시리즈와 별 차이가 없으나,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은 상단의 노치(움푹하게 팬 부분)가 사라져 디자인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또 4천800만 화소 카메라, 새로운 AP 칩인 A16바이오닉을 프로 이상 모델에만 탑재해 '급나누기' 전략을 펼쳤다.
이 같은 애플의 전략은 적중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가 최근 소비자 4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프로 모델을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이 넘는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41%였다.
실제로 '아이폰14프로' 모델에 대한 수요는 예상보다 높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플이 '아이폰14프로' 모델에 대한 강한 수요로 인해 폭스콘 측에 '아이폰14' 생산 라인을 '아이폰14프로' 모델 생산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 상승으로 애플의 마진이 더 많이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애플의 '프리미엄 이미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봤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는 "애플의 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6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매 분기 공개하던 아이폰 판매량을 2018년부터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이때부터 판매량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듯 하다"며 "앞으로는 수익성을 높일 뿐 아니라 이용자들을 계속 묶어두기 위해 애플이 아이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애플뮤직, 애플티비 등 자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게 유도하는 방안을 내놓을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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