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고기의 식감과 맛을 내는 '대체육' 시장에 국내 주요 식품회사들이 연이어 뛰어들고 있다. 대체육 시장의 향후 성장성 때문이다.
3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출시했다. 2016년부터 대체육 개발에 공을 들여온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론칭을 시작으로 대체육 햄을 판매해 왔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고기를 먹기 위해 해오던 공장식 사육과 식품첨가물을 활용한 제품 생산을 계속 방치하게 되면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게 된다"며 "베러미트를 일반적인 고기 대체재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재(代案材), 즉 대안육(代案肉)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며 대안식품 시장 육성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푸드는 자사의 '올반' 간편식 중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이 사용되는 제품을 베러미트로 교체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또 햄버거 브랜드인 '노브랜드'에서도 식물성 고기로 만든 메뉴를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스타벅스 등 일부 신세계 계열 브랜드에서는 식물성 샌드위치 등의 판매에 나섰다.
대체육 시장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미래 사업으로 '식물성 식품'을 낙점했다. 오는 2025년까지 2천억원의 매출과 이중 70%를 해외시장에서 만들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해 12월 대체육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하면서 비건 만두와 김치를 선보였고, 식물성 식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이달에는 플랜테이블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 2종 등 총 4종의 신메뉴도 출시했다.
플랜테이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생산을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천 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까지 구축했다. 향후 국내와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라 공장은 추가 증설된다.
농심과 오뚜기도 점차 확대되는 대체육 시장에 발을 들였다. 농심은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출시한 후 올해 5월에는 대체육 전문 레스토랑 문을 열었다. 대체육 레스토랑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오뚜기도 지난해 비건 라면과 만두 등을 출시하고, 최근에는 대체육 브랜드 '헬로베지'를 선보이며 대체육 시장 사업을 본격화 한 상태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내 채식 간편식 신제품 '베지라이프'를 출시했고, 아워홈은 구내 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식단 편성을 확대하고 있다. 풀무원 역시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운영 중이다.
간편식 브랜드 프레시지도 최근 호주 최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v2food' 제품에 대한 국내 영업권 계약을 체결하고 대체육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수도권 20개점 내 축산 매장에서 대체육을 판매 중에 있다.
이처럼 국내 식품 기업들이 대체육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한 시장성 때문이다.
식물성 식품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26조4천억원으로 추정되며, 매년 평균 두 자리 수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인구의 38%가 윤리·종교적 신념의 이유로 채식을 하고 있다.
또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에서도 대체육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보고서는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채식 인구는 200만명 수준이지만, 매년 건강이나 신념 등으로 고기를 먹지 않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대체육 시장에서 지금 당장 큰 매출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기업들은 향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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