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출시 전 부터 화제를 모았던 투명폰 '폰원'이 베일을 벗었다.
영국 스타트업 낫싱은 비슷비슷한 사양과 디자인의 경쟁판이 돼버린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스루'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한국에선 내달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맞춰 개성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공략할 예정이다.
그러나 애플을 제외하고 외산폰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콘셉트만으로 브랜드나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폰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스타트업 낫싱은 투명 디자인이 특징인 '폰원'(Phone1)을 공개했다.
폰원은 후면 부품을 훤히 볼 수 있는 투명 디자인을 채택했다. 카메라 주변과 중간 부분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900개가 배치된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전화가 오면 LED 불빛이 반짝거리는 기능도 탑재했다.
투명한 후면 케이스에 400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됐으며, 100% 재생 알루미늄 소재 프레임을 채택해 재활용 소재 비율을 높였다.
신제품은 퀄컴 스냅드래곤 778G+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5천만 화소 듀얼카메라, 운영체제로는 안드로이드12를 개조한 낫싱OS, 6.55인치 2400X1080p 해상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폰원은 8GB램·128GB 스토리지 모델이 399 파운드(약 61만원), 12GB램·256GB 스토리지 모델이 499 파운드(약 77만원)에 판매된다. 21일부터 영국, 유럽, 일본 등 40여개국에서 판매되며 한국에서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낫싱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 공동창업자인 스웨덴 기업가 칼 페이가 창업한 기업이다.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에서 14년 간 근무했던 아담 베이츠가 폰원 디자인 리더로 참여하기도 했다.
낫싱은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특한 디자인과 입소문 효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일반적인 휴대폰 제조사들이 신제품 출시 전까지 디자인과 사양 등에 대해 함구하는 것과는 다르게 낫싱은 이를 숨기지 않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폰원'은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의 MZ세대에게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지난해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철수했고, 내달 5G 중간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중저가폰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점도 폰원에 호재다. 월 5만9천원 이하가 형성될 5G 중간요금제는 10GB 아니면 100GB로 양분돼 있는 현 5G 요금제의 간극을 메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디자인만으로 한국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업체 샤오미와 모토로라 등 기존 강자들도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77%)와 애플(22%)가 독차지하고 있다. 두 곳의 점유율을 합치면 99%다. 국내 사용자 1%만 샤오미, 오포, 모토로라 등 외국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폰원이) 독특한 디자인으로 단발적인 화제는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구매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마케팅이나 사후 서비스(AS) 등에서 경쟁사들과 차별화 지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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