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블리자드의 최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이 오랜 담금질 끝에 마침내 출시됐다. 1996년 출시된 1편부터 전 디아블로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원년 '블빠' 중 한 사람으로서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2018년 블리즈컨에서 첫 공개될 당시에는 많은 논란을 낳은 게임이었다. '디아블로4'를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뜬금없던 모바일 게임인 데다 중국 넷이즈와 협력해 만든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그야말로 맹비난이 쏟아졌을 정도다.
하지만 거듭된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차츰 잦아들었다. 이후 정식 출시된 디아블로 이모탈은 호불호는 갈리지만 전반적으로 '할만하다'는 호평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2012년작 디아블로3 이전을 배경으로 했다. 그래픽이나 등장하는 캐릭터들 역시 디아블로3를 쏙빼닮았다. 디아블로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의 숫자가 늘어났는데, 디아블로 이모탈은 시리즈 최초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를 택한 만큼 끊임없이 퀘스트를 수행하며 캐릭터를 육성하게 된다.
다만 자동 이동, 자동 사냥이 지원되는 여타 MMORPG와 달리 디아블로 이모탈은 99% 수동으로 직접 조작해야 한다. 퀘스트창을 터치하면 나타나는 발자국 형태의 지시선을 따라 일일히 캐릭터를 이동하는 방식이다. 퀘스트 동선은 짧은 편이라 지루함이 느껴질 틈은 없다. 전투 역시 직관적이고 적들을 몰아잡는 핵앤슬래시 형태라 손맛이 있다. 다만 이러한 특징 탓에 금새 지칠 수밖에 없는 3040 게이머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어 보였다.
주요 콘텐츠들도 디아블로3를 많이 따왔다. 제한시간 내에 몬스터들을 쓸어담아야 하는 '태고의 균열'이 대표적이다. 디아블로3의 경우 이용자가 필드 사냥은 안하고 균열만 돌아서 문제가 된 바 있는데 디아블로 이모탈은 얼마나 사냥 밸런스를 잘 잡았을지가 관건이다. 태고의 균열에서는 아이템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전설 보석' 등을 획득할 수 있다.
디아블로3의 경우 출시 초반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잠3', '수면블로'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으로 불린 바 있다. PC방에서 디아블로3를 즐기다 키보드 위에서 잠든 사람들의 모습이 '짤'로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디아블로3가 오직 PvE만 가능했다는 점을 꼽고 싶다. 긴장감이 없으니 솔솔 잠이 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1대30으로 최고를 가리는 '투쟁의 굴레'부터 '전장' 등 여러 PvP 콘텐츠를 갖췄다. 강해져야 하는 뚜렷한 이유가 생긴 셈이다.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불멸자'와 이를 견제하는 '그림자단'의 대립을 담은 RvR 엔드 콘텐츠가 얼마나 재미있는지에 따라 디아블로 이모탈의 장기 흥행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러모로 기존 모바일 게임 흥행 공식을 타파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이래저래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전망이다. 특히 수동 게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공식이 안착할지 주목된다. 배틀패스, 외형 아이템 등 라이트한 과금으로도 높은 매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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