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후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이 다음달부터 기초 공사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삼성이 최근 향후 5년간 해외 시장에 90조원을 투자키로 한 만큼 미국 내 추가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은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설 추진 현황과 사진을 공개했다. 삼성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관련 웹사이트는 이미 지난주부터 열려 있는 상태다.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총 170억 달러(약 21조원)가 투입된다. 오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 평) 규모로 조성되며 5G, HPC(고성능 컴퓨팅), AI(인공지능) 등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품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장 부지는 땅 고르기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로, 내부 도로와 주차장 포장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작업자들은 공장 주위에 보안용 펜스를 설치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측은 "테일러 공장은 부지 평탄화 작업이 거의 완료됐다"며 "지하 시설과 건물 기초 공사는 6월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테일러 공장은) 2024년 사업 개시를 목표로 2022년 착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다음달쯤 테일러시에서 파운드리 착공식을 열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투자 발표 시 올 상반기 내 착공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또 착공식에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던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미국 내 추가 투자 계획도 곧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양국 정상을 안내하며 이 같은 내용을 교류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이후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를 발표하면서 이 중 90조원을 해외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세제 혜택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는 점 역시 반도체 제조설비 증설 등 추가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ISD)와 기존 오스틴 공장이 있는 매너 ISD에 '챕터 313' 인센티브를 신청했다. '챕터 313'은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주 정부가 10년 동안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텍사스주의 세제 혜택 프로그램으로, 올해 말에 소멸된다.
다만 텍사스 내 투자 기업들은 다음달 1일까지 인센티브 적용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외에도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등 텍사스주에 기반을 둔 다수의 반도체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과정에서 챕터 313 등을 통해 첫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받고 이후 10년간 85%를 돌려받기로 했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양질의 일자리 2천 개를 창출하는 조건이었다.
삼성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건설 계획이 없지만, 장기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챕터 313 인센티브를 신청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해외 투자의 상당 부분이 양국 정상의 '경제안보동맹' 선언에 맞춰 미국 내 파운드리 사업에 할애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다음달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텍사스주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공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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