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로봇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조직 개편으로 로봇사업팀을 격상한 데 이어 인력 수혈에 적극 나서는 등 로봇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 지능형 로봇 '볼리', 인터랙션 로봇 '삼성봇 아이', 가사보조 로봇 '삼성봇 핸디' 등의 시제품을 공개했는데, 가장 먼저 내놓는 로봇은 의료용 로봇 '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르면 오는 8월 '젬스 힙(GEMS-H)'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도 물량은 3만~5만 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젬스 힙'에 대한 '시판 전 신고' 절차를 완료했다. 시판 전 신고는 미국 내에서 의료기기를 시장에 내놓기 전에 안전성, 효과 등을 고려해 판매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젬스'는 보행을 보조하는 로봇으로, 고관절에 착용하는 젬스 힙, 무릎에 착용하는 젬스 니(GEMS-N), 발목에 착용하는 젬스 앵클(GEMS-A) 등 3종으로 나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CES 2019'에서 '젬스 힙'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젬스 힙을 사용할 경우 걸을 때 24% 정도 힘을 보조해 보행 속도를 14% 높여준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는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4억9천만 달러(약 6천억원)에서 2031년 88억 달러(약 11조2천억원)로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은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힘을 싣고 있는 분야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로봇과 AI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발굴 첫 행보는 로봇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고, 인원을 1년 새 10배 늘렸다. 최근에도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로봇사업팀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며 인력 충원에 나섰다. 올해 초에는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에 '삼성봇'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M&A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로봇 분야 역시 눈여겨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사업팀이 꾸려진 지 얼마 안 된 만큼 조직을 계속해서 키워나갈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로봇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올해 제품을 출시하는 등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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