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현대제철이 폐기물을 철강 생산 공정에 재활용하는 친환경 조업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환경 보전은 물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기여하고, 향후 친환경 제철소로 도약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 조개껍데기 용광로 원료로 '재활용'
현대제철은 패각(굴·조개 등의 껍데기)을 고로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패각을 가공해 만들어진 석회 분말을 소결(燒結)공정에 활용하는 것이다. 소결공정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고로 투입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철광석 소결 과정에서 석회석을 첨가하면 고로 공정에서의 생산성 향상, 연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석회석 사용은 필수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4년부터 소결 공정에서 패각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후 조업 테스트를 거쳐 대체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9년에는 여수 지역 패각 가공사인 여수바이오와 석회석 대체용 패각 생산 및 재활용환경성평가를 위한 협업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9월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이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제선부터 제강까지 철강공정 제반에서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려진 패각 약 92만 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인 약 41만 톤의 이산화탄소(CO2)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반도체 폐기물로 수입 광석 대체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을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황·인)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 CaF2 50~60%)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재활용업체) 등 3사는 2020년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 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 대체품을 사용해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해당 신기술은 지난해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에 이어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같은 해 8월 31일 최종 승인됐다.
형석은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광물이다. 현대제철에서는 연간 약 2만 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우선 1만여 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우분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기술 적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농식품부·농협중앙회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부터 우분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 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으로 사용하고, 조업 테스트를 거쳐 향후 고로 연료로 투입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1톤의 우분 고체연료를 활용하면 4톤의 축산 폐기물이 재활용되면서 1.5톤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수입원료 대체 등의 부수적 경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추산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 규모의 성장을 넘어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확고히 구축하고자 미래 전략을 세웠다"며 "이를 위해 저탄소 원료 적용기술 확보 및 저탄소 생산체계 구축에 기업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탄소중립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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