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갤럭시A 시리즈에도 구성품에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았다. '친환경' 정책이라는 기업과 '원가 절감'이라는 소비자의 지적이 맞서는 가운데 스마트폰 업계의 충전기 제외 움직임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17일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A 이벤트 2022'를 열고 '갤럭시A53 5G'와 '갤럭시A33 5G'를 공개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대표 중저가 라인이다.
업계 예상대로 갤럭시A 시리즈에는 충전기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기본 구성품으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에도 이 방침을 확대 적용하는 모습이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향후 모든 스마트폰의 구성품에서 충전기 어댑터를 제외할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스마트폰 업계의 '충전기 제외' 움직임은 애플로부터 시작됐다. 애플은 지난 2020년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충전기와 이어폰을 기본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탄소배출 저감 등 환경보호라는 명분에서다.
당초 애플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환경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당시 북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갤럭시는 충전기부터 최고의 카메라와 배터리, 퍼포먼스, 메모리, 심지어 120Hz 주사율까지 지원한다"고 강조하며 애플의 정책을 비꼬았다가 곧바로 삭제한 바 있다.
샤오미 역시 "걱정 말라. 우리는 미10T 프로 박스에서 아무것도 빼지 않았다"며 애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돌연 애플을 따라 '충전기 제외' 방침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샤오미는 2020년 미11 시리즈를 충전기가 포함된 제품과 미포함된 제품으로 나눠 출시했다.
업계에선 여전히 '충전기 제외'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친환경 행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반면 소비자들의 편의성은 떨어지고, 기업이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을 확대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시장분석업체 CSS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구성품에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거해 약 50억 파운드(약 8조33억원)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충전기, 이어폰을 빼 아이폰 한 대당 27파운드(약 4만원)를 절약했지만, 아이폰 가격은 낮추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CCS인사이트는 "애플은 충전기와 헤드폰을 제거하는 등 환경을 돕는 데 있어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라며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을 판매할 때 충전기와 헤드폰을 제거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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