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한국형 전투기의 '눈'이라고 불리는 능동형위상배열레이다(AESA레이다)가 국내 비행 시험에 본격 착수한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전투기(KF-21)의 핵심 장비인 AESA레이다를 탑재한 시험항공기(FTB)가 국내 비행 시험을 위해 오는 5~6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해당 항공기는 이달 중순부터 국내 시험에 돌입한다.
AESA레이다는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생존과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최첨단 레이다로, 공중과 지상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영상 형성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전투기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특히 기존 기계식 레이다처럼 안테나의 기계식 회전에 의한 방식이 아닌 레이다 전면부에 고정된 1천여개의 작은 송수신 통합 모듈을 전자적으로 제어해 빠른 빔 조향이 가능하다. 이에 넓은 영역 탐지와 다중 임무 수행, 다중 표적, 동시 교전 등을 할 수 있다.
앞서 한화시스템이 지난 2020년 8월 AESA레이다 시제기 1호를 출고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2번째로 AESA레이다를 개발하는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시스템은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되는 비행 시험을 통해 AESA레이다에 구현된 모든 개발 요구 기능·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다양한 비행 시나리오를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시험을 진행하면서 AESA레이다의 완성도 향상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항공기(보잉 737-500)를 개조, AESA레이다를 장착한 FTB를 구축했다. 지난해 11~12월 총 10소티의 비행 시험을 통해 레이다의 가장 핵심 성능인 최대 탐지 거리 등 기본적인 레이다의 기능·성능 시험은 마쳤다.
이번 국내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AESA레이다의 요구 성능이 잘 준수됐는지 최종 판단을 거쳐 KF-21 시제기에 탑재, 추가 비행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KF-21에서 추가로 요구하는 지형추적·회피 기능을 시험하고자 국내 비행 시험 FTB를 활용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내에서 약 50소티 가량 추가 비행 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미국이 AESA레이다 기술 이전을 거부한 이후 국내 개발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당사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계부처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AESA레이다 시제기 1호를 성공적으로 출고해 레이다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남은 국내·외 비행 시험을 통해 AESA레이다 요구 성능을 최적화해 한국형 전투기의 성공적인 개발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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