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美, 러시아 경제제재 현실화…오리온·롯데제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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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원료 수급 문제 착실히 대응하며 상황 지켜볼 것"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현실화되면서 러시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유통기업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리온, KT&G, 롯데제과, 팔도 등 현지에 공장이 있거나 러시아에 수출을 하는 기업들은 아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구체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있을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즉각적이고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경제적 대가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동맹국 및 협력국들과 함께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들과 국영 및 민간 기업들의 자본조달을 막고 러시아를 국제금융 시스템에서 차단하는 등 러시아 금융시스템의 핵심 하부구조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경제적 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러시아의 최대 은행 2곳과 세계 곳곳에 있는 90개 부속금융기관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는 러시아 금융자산의 약 80%를 대상으로 하며 러시아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심각하며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태 [사진=조은수 기자]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태 [사진=조은수 기자]

이처럼 미국과 함께 동맹국들의 러시아 경제제재 참여가 이어지며 유통업계도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러시아에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원료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 오리온·롯데제과, 원료 수급 문제 대비…상황 예의주시

오리온은 러시아에 2개의 공장을 두고 있고, 최근 신공장도 증축 중이다. 오리온은 원료 수급 문제 발생 시 중국법인을 통해 원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공장 가동에 문제는 없으며 3개월 치 원재료를 확보해 수급 부족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며 "원료 수급은 러시아 자체 조달과 일부 수입에 의존하는데 부족 시 중국법인을 통해 물류 조달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 초코파이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는 롯데제과도 대응마련에 한창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는 공장 가동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원부자재의 비축을 늘리고 단가 인상 등에 대비해 현지 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지난해 러시아법인 매출액은 각각 1천억원, 500억원 수준이다.

KT&G 또한 원료 수급에 아직 문제가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KT&G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공장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과 먼 깔루가주에 소재하고 있어 정상 가동 중이며, 담배사업에도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원료는 국내나 러시아 현지에서 조달하는데 향후 국제정세 등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현지 사업 및 주재원들의 안전 등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서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3일(현지시각) 러시아 크림반도 도누즐라프 호수 인근에 러시아군 헬기와 병력이 배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막서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3일(현지시각) 러시아 크림반도 도누즐라프 호수 인근에 러시아군 헬기와 병력이 배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 러시아 추가 제재 시 러시아 경제 타격 예상…수출 기업도 '예의주시'

당장 공장 가동이나 원료 수급에 어려움은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3일 기준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 대비 3.4% 하락했다.

최악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달러 사용 금지 조치, 미국 우방국 전반의 대러시아 수출 교역 금지 조치로 발전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국내 기업의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루블화 가치가 낮아지면 우리 수출기업들의 원화 환산 이익률이 떨어져 환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다수 국내 식품업체들이 러시아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의 마요네스의 경우 수년째 러시아 현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레쓰비', 동서식품 '프리마' 등도 러시아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의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권 수출금액은 3억 8천만 달러 수준이다.

아울러 전쟁 상황이 지속되면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원료비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 러사이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수출의 20~30% 가량을 차지하는 곡창지대여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밀과 옥수수 수입량은 3년 평균 연 1천540만톤 규모로 이중 두 국가에서 들여오는 양은 10% 정도다. 국내에선 주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수입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우크라이나 밀을 쓰는 업체는 드문 것으로 안다"며 "현재 한국 정부의 러시아 제재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에 해당 내용을 보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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