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DL이앤씨가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축포를 울린 서울 금천구 시흥동 재건축 사업장이 조합원 간의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5일 DL이앤씨(디엘이앤씨)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에 있는 남서울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수주금액은 2천444억원 규모다.
남서울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2일 금나래문화체육센터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DL이앤씨를 재건축 시공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그러나 일부 남서울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소식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 단지의 조합원 A씨는 "조합은 지난 23일 조합장의 해임을 위한 성원에 나섰고, 과반수가 모였지만, 정확하게 조합장 해임총회 개최를 위한 5표가 부족했다"며 "현 조합장과 집행부는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건설사 DL이앤씨와 공조해 일방적인 수의계약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1차 시공사 선정총회(2021년 12월 26일) 이후에 서울시에 정보공개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도정법에 위반된다"며 "과반수의 조합원이 조합장과 임원진의 해임을 바라고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DL이앤씨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이전부터 조합 내부에 조합장 해임 이슈가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다"며 "조합장 해임총회는 과반 이상의 조합원이 모이지 않아 아예 개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조합의 내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해 3월 무지개아파트 조합원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지개아파트 조합원이시면 꼭 봐야 하는 글'을 게재했다.
조합원 B씨는 "조합원님들의 올바른 시공사 의사결정을 위해 2021년 2월 MBC PD수첩에 방영된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시공사 DL이앤씨)'의 불편한 내부설계와 부실한 마감공사를 소개해드린다"며 "무지개아파트에 23년 넘게 거주하면서 애착이 많이 가는 곳으로, 조합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B씨는 이 글을 통해 '재건축 조합장의 상당한 권역'에 조합원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보아야 할 것을 강조하며, 해당 영상에 나온 'D건설사의 나몰라라식 대처'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시공사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확정 지어지면서 갈등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조합원 C씨는 "1년이 넘도록 무지개아파트 조합 시공사가 D사로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실제 2번에 걸쳐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가는 부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입찰 공고를 내고 여러 건설사를 경쟁시키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조합원들이 평형설계 변경에 대한 대안도 비교해봐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며 "조합장과 임원이 사용한 지난해 지출내역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최종 시공사 선정 이후 찬반결과나 정확한 투표수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 당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시공사 우선협상자 지정 안건을 의결한 것도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이 여러 차례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직접 계약 방식이다. 사업을 원하는 건설사의 참여도가 낮아 특정 건설사가 단독입찰, 경쟁입찰에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할 경우 차선책으로 고려된다.
조합원 D씨는 "개인적으로 시공사 수의계약에 대한 불만은 이해한다"며 "경쟁입찰이 진행됐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DL이앤씨 단독입찰에 따라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부터 최종 시공사 선정까지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투표로 결정된 사항"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 1980년 준공된 남서울무지개아파트는 기존 5개 동, 639가구 규모에서 지하 4층~ 지상 35층, 10개 동, 약 900여 가구 규모의 서남권 대표 주거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과정은 절차대로 문제없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며 "서울에서도 매우 좋은 사업장에 수주하게 돼 DL이앤씨의 역량과 주거 철학을 반영해 금천구 최고의 랜드마크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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