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미니스톱 인수戰 뛰어든 롯데…CU·GS25보다 이마트24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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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가보다 1천억 높은 금액 제시…이마트24, 전략 궤도수정 불가피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일본계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를 두고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그룹(세븐일레븐)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롯데는 시장가보다 1천억원 높은 인수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미니스톱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미니스톱 인수 본입찰에 신세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 롯데가 참가했다.

미니스톱 점포. [사진=한국미니스톱]
미니스톱 점포. [사진=한국미니스톱]

◆ 편의점 업계 "롯데 인수전 참여는 이마트24 견제용"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신세계 등이 미니스톱 인수에 2천억원 대를 적어낸 것과 달리 이보다 높은 3천억원대 매각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인 2018년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 제시한 4천억원보다는 낮아졌지만, 시장에서 미니스톱의 적정 인수가를 2천억원대로 전망한 것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가 뒤늦게 미니스톱 인수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지 편의점 업계는 주목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의 뒤늦은 인수전 참여는 편의점 '빅2인' CU와 GS25에 대한 추격보다, 자신들을 뒤쫓는 이마트24와의 격차를 더 벌이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롯데 세븐일레븐의 경우 이미 가맹점 수가 1만개를 넘어서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데다, 미니스톱 인수로 업계 순위가 변경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하게 될 경우, 세븐일레븐은 이마트24와 2천여개 차로 가맹점 수가 좁혀지기 때문에 출점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일 수 밖에 없다.

현재 편의점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CU(1만5천700개), GS25(1만5천400개), 세븐일레븐(1만1천173개), 이마트24(5천800개), 미니스톱(2천600개)의 가맹점이 전국에 분포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업계 순위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최근 편의점 근접(50~100미터) 출점을 막기 위한 출점 제한 자율규약이 3년 더 연장되면서 롯데가 공격적 가맹점 확대를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은 이번 인수 참여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출점 제한 자율규약은 2018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한시 적용키로 했지만, 출점 과당 경쟁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추가 연장됐다.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로고 CI BI. [사진=각 사 제공]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로고 CI BI. [사진=각 사 제공]

◆ '발등에 불' 떨어진 이마트24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이마트24다. 현재 미니스톱을 제외하면 업계에서 가장 적은 가맹점을 가진 데다,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니스톱 마저 롯데에 빼앗길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을 넘지는 못하지만, 향후 이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기틀은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에 롯데가 뛰어들어 이 같은 이마트24의 전략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로 CU나 GS25보다 이마트24가 더 위협을 느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편의점 업계 순위가 당분간 변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편의점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때 상품 가격을 더 할인받는 등 '바잉파워'를 구사할 수 있는데, 현재 이마트24의 점포수가 너무 적어 미니스톱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또 가맹점주들이 업계 선두에 선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점도 이마트24로서는 위기다.

다만,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하지 못해도 생존 전략은 있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보통 5년간의 가맹계약 이후 브랜드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가맹점에 좋은 조건을 제시해 유치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국내 전체 편의점의 약 10%에 달하는 5천여개 가맹점이 올해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미니스톱 인수와 관련해 롯데지주는 이날 공시 내고 "현재까지 (미니스톱 인수를) 검토 중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24 측도 "현재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미니스톱 매각 주간사 삼일PwC는 이르면 이번 주중 우선 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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