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 '총파업' 돌입…첨예한 입장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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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공감할 국민 없을 것" vs 참여연대 "정부와 국회 점검 나서야"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파업의 배경과 책임을 놓고 이해관계자들 간 논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28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가 이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3.6%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8일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에는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약 1천700명이 참가한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진=뉴시스]

현재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분을 CJ대한통운이 과도하게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이달 2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택배요금을 170원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택배요금 100원을 추가 인상할 예정"이라며 "총 270원을 인상하면서 내년부터 별도운임을 100원으로 책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CJ대한통운의 초과이윤은 무려 연 3천5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로 이뤄낸 표준계약서에 '당일 배송', '주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이 포함된 부속합의서를 끼워 넣었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는 총파업 안건이 가결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수차례 대화를 요구해왔지만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며 "파업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막고 사회적 합의의 제대로 된 이행을 위해 지금이라도 CJ대한통운은 탐욕적 행태를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류업계에선 쟁의권이 있는 노조원이 전체 CJ대한통운 배송 기사 중 8.5% 수준인 만큼 전국적인 '택배대란'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울산·경기 성남·경남 창원 등 일부 지역은 노조 가입률이 높아 이들 지역 배송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연말연시 성수기에 택배 물량이 평소 대비 40% 이상 급증하고 있고, 비노조원의 산발적 참여와 총파업 기간이 장기화할 경우 일부 물량의 배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영계는 정부·여당을 앞세워 택배노조가 요구해온 '택배 분류 인력 별도 투입', '6년 해고 금지', '주 60시간 이내 근무' 등이 이미 모두 받아들여진 상황에서 택배 시장 약 50%를 점유하는 CJ대한통운만 또다시 파업을 선언한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택배노조는 올해 들어 이미 세 번의 파업을 강행했고,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과 사회적 합의가 매번 뒤따랐다"며 "더 이상 '위력과 투쟁을 통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구시대적 노동운동 발상에서 비롯된 파업에 공감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 이천 MP 허브터미널.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이천 MP 허브터미널. [사진=CJ대한통운]

일각에서는 총파업에 돌입한 택배노동자들의 입장을 좌시하지 말고, 정부와 국회가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즉각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참여연대는 논평문을 통해 "택배노조는 파업의 주요 이유로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수천억 원에 달하는 택배요금 인상분을 추가 이윤을 챙기려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21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했고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비극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 인상분을 택배 과로사 방지에만 사용하고 정부와 국회가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즉각 점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이 과로사 방지에 쓰여야 할 택배요금 인상액을 추가 이윤으로 챙긴다면 택배노동자들이 쓰러지는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CJ대한통운은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인상된 택배요금을 과로사 방지에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이번 택배노조의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등 발생될 피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당사는 소비자들과 고객사, 중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며 "고객 상품을 볼모로 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앞에 약속한 대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택배종사자 작업환경 개선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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