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올 한 해,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이 본격적인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자, 플랫폼의 영향력도 급속도로 커졌다.
모바일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은 이용자에겐 편리함 안겨줬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맞닿아 있는 업권과 다양한 마찰을 빚었다. 플랫폼과 업권과의 갈등이 가시화되자, 이를 해결하겠다는 규제안도 쏟아졌다.
◆"불공정행위 금지 → 이용자·노동자 보호"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규제안 중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전상법) 등이다. 해당 법안은 독점적 성격을 지닌 플랫폼을 규제해, 사업자들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온플법은 중개 수익 1천억원 이상 또는 중개 거래금액 1조원 이상인 플랫폼 중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시행령으로 정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해외 기업으로는 구글과 애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당국은 온플법을 통해 플랫폼에 상품 노출 순서와 기준 등을 계약서 작성 필수 기재 사항으로 명시하고 입점 업체에 교부하도록 했다. 계약 내용 변경 때도 사전 통지하도록 했으며,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또는 보복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전상법은 이용자와 판매자의 분쟁시 플랫폼도 함께 책임지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개인 간 거래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신원정보를 제공하는 의무도 부과했다.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올해 초 발의된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은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 권리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 해당 법안은 플랫폼 노동자의 계약해지 사전 통지 권리를 보장해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고 차별적인 처우를 막는 것이 주요 골자다.
안전배달료 도입·알고리즘 정보 공개를 내용으로 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배달 라이더 보호 및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도 입법, 내년부터 시행된다.
플랫폼 문제를 촉발시킨 택시 호출비의 무리한 인상을 막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됐다. 이용자들이 호출 요금을 택시비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호출비 인상을 자율에 맡길 수 없다는 취지다.
◆"우리가 악?"…쏟아진 법안에 플랫폼 업계 울상
쏟아진 규제안에 플랫폼 사업자들은 "섣부른 규제안은 플랫폼 생태계를 망칠 수 있다"라고 반발하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플랫폼 기업의 경우 아직 생태계 조성 단계인 시점인데, 무리한 규제안이 도입될 경우 제대로 된 성장을 이루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는 지난 달 성명서를 통해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반경쟁행위와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거래공정화 규제 특별법이 마련되어 있다"라며 지적했다.
이 외에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전기통신사업법 ▲콘텐츠산업진흥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많은 법에서 온라인 플랫폼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복적인 규제를 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기존 규제안으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법안 도입은 중복 규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과도한 규제 조항으로 계약 자유의 원칙을 침해할 것"이며 "과도한 수준으로 플랫폼을 규제하여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들도 "기본적으로 플랫폼을 바라보는 시각이 '악하다'인 것 같다"라며 "플랫폼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와 이용자 편익 증대는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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