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우리나라의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가 이온온도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이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세웠던 20초 기록을 1년 만에 10초 더 늘린 결과로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향한 또 한 걸음을 내딛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핵융합의 핵심조건인 초고온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기술에 있어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는 인공태양이라고 불리는 핵융합에너지 연구장치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한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온·고밀도의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태양과 달리 지구에서는 핵융합 장치에 연료를 넣고 이온과 전자가 분리되어 있는 플라즈마 상태를 만든 뒤 1억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가열·유지해야 한다.
KSTAR는 우리 기술로 완성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로 핵융합연은 2008년부터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유지를 위한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실험에서 최초로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를 달성하고 약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한 이후, 2019년 8초, 2020년 20초에 이어 올해는 30초 운전에 성공하면서 매년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핵융합연은 "이번 성과는 KSTAR 가열 성능의 향상 및 최적 자기장 조건 확보를 통한 플라즈마 제어 기술이 개선되면서 핵융합로 운전을 위한 차세대 운전 모드인 내부수송장벽(ITB:Internal Transport Barrier) 모드의 안정성이 향상된 결과"라고 밝혔다.
핵융합연의 설명에 따르면 대표적인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모드로 알려진 H-모드(고성능 운전모드)는 외부에 에너지 장벽(transport barrier)을 형성함으로써 고온의 플라즈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성능을 기존 L-모드(저성능 운전모드) 보다 2배 이상 높인다. ITB(내부수송장벽) 모드는 내부에 플라즈마 장벽을 생성시켜 플라즈마 성능을 H-모드 이상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KSTAR의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유지 시간 목표는 300초다. 초고온 플라즈마를 연속운전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변수가 300초 안에 다 이루어지기 때문에 300초 연속운전이 가능해지면 24시간 연속운전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핵융합연은 이를 2026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KSTAR의 핵심 장치중 하나인 텅스텐 디버터를 업그레이드하는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디버터(Divertor)는 핵융합 반응 과정에서 생성된 헬륨 등과 같은 불순물을 핵융합로 외부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지금까지는 탄소 소재의 디버터로 실험이 가능했지만,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을 위해서는 텅스텐 소재의 디버터의 적용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텅스텐 디버터 업그레이드 이후 50초, 100초를 단계적으로 달성하면 300초 운전까지는 급속도로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시우 KSTAR 연구본부장은 "디버터 교체 공사는 약 1년 정도 걸릴 예정이어서, 내년에는 예년과 달리 상반기에 짧게라도 플라즈마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KSTAR 플라즈마 운전은 4월부터 10월까지 약 7개월간 진행됐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를 30초간 유지한 것은 9월27일에 진행한 KSTAR의 3만127번째 실험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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