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3경기 만에 거둔 첫 승. 그러나 아직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다. 이제야 첫발을 뗐다는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계대상 1호로 꼽혔다. 여자부 대부분 사령탑은 도로공사를 우승 후보로 거론했고 견제했다. V리그 2년 차에 접어든 외국인 선수 켈시 페인(미국·등록명)이 한국 무대 적응을 마쳤고 토종 에이스 박정아도 2020 도쿄올림픽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가 무색할 만큼 도로공사가 올 시즌 개막 후 승리로 향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현대건설에 완패한 데 이어 해볼 만한 상대로 평가받은 KGC인삼공사의 벽도 넘지 못했다. 오프시즌 훈련 성과가 좋았기에 충격은 더했다.
특히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세터 이고은이 흔들린 것이 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고은을 중심으로 한 스피드 배구에 적잖은 시간을 쏟았다. 그리고 연습에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실전은 달랐다. 이고은이 연습 때 보여준 낮고 빠른 토스는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보니 공격수들의 타이밍도 어긋나는 모습이 반복됐다. 이고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제 역할을 해줘야 팀도 살아난다는 것을. 그리고 이고은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도로공사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도로공사는 26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2 25-10 20-25 25-17)로 제압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이고은도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게 됐다. 완벽은 아니지만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며 다음을 더 기대하게 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아직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다. 연습 때 모습이 아니라 사실 낯설다"며 "조금씩 자신감을 찾으면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고은에 대해 "앞선 경기보다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라며 "그래도 더 자신있고,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고은이 살아나자 켈시가 날았다. 켈시는 양 팀 합쳐 최다인 28점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은 "켈시는 공이 낮게 오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고은과 호흡이 더 나아진다면 공격력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고은은 팀 승리에 모처럼 웃음을 보였다. 그는 "오늘도 졌다면 다음 경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같이 하려는 마음이 컸다. 이겨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잡아줘야 팀이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믾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넘긴 도로공사. 이고은은 이날 경기를 발판삼아 더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넘어선다면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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